브라질 부패척결 이끈 모루 법무장관, 재무사찰권 박탈

뉴시스       2019.05.30 07:43   수정 : 2019.05.30 07:43기사원문
2014년부터 "세차작전"주도한 판사 출신 의회가 부패수사에 대한 권한 축소시켜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브라질 의회가 29일 밤(현지시간) 최근 몇 년 동안 브라질의 공직자 부패를 척결하는 "세차 (Car-wash)작전"을 이끌며 수 십명의 정치인들과 기업 총수들을 실각 시킨 것으로 유명한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의 재무감독권을 박탈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AP통신과 국내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번 결정으로 모루 장관은 그동안 거침없이 수행하던 공직자 비리 수사의 권한이 상당 부분 축소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브라질 상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반부패 비리수사와 관련된 중요한 재무감독기구를 경제부에서 모루의 법무부로 이관시키려던 정책과 역행하는 결정을 내린 셈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의회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반부패 유명스타인 법무장관에게 재무감독권을 이관시키려고 거부권까지 사용할 생각은 없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모루 장관은 2014년부터 지난 해 말까지 "세차작전" 수사를 이끌어왔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법무장관으로 임명되었다. 이 수사에는 재무상의 비리와 뇌물 등 금융 수사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모루가 판사직을 떠나 새 법무장관으로 전과 같은 반부패 수사를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많은 지지자들은 이를 열렬히 환영했다. 하지만 일부 비판자들은 모로가 로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대통령을 돈세탁 혐의로 유죄판결을 내려 투옥함으로써 대통령 선거에서 하차시켜 준 데 대한 보우소나루의 보답이 아니냐는 비난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일요일의 브라질의 대도시 시위에서는 수 만명의 군중이 보우소나루 반대 시위에 대항해서 그를 지지하는 거리 행진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은 모루를 지지하는 구호가 쓰인 깃발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대통령 인형과 함께 모루 법무장관의 얼굴을 한 거대한 슈퍼맨 인형이 등장해서 장관 취임후 잇따라 갖가지 제동과 수모를 겪고 있는 그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2월에 법무장관으로 임명된 모루는 그 동안 저명한 여성 사회학자를 차관으로 임명하려 했지만 보우소나루가 그녀의 총기반대 경력을 문제삼아 기각시켰다. 이 후 모루가 사법부 인사를 위해 추천한 여러 명의 인물도 보우소나루가 역시 무시하거나 반대했다는 보도가 언론에서 잇따라 터져나왔다.

더욱이 보우소나루는 모루가 자기의 장관직 제안을 수락한 것은 장래 대법원의 자리를 노리고 한 것이라는 발언을 해서 모루에게 모욕감을 주었다. 모루는 그런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이를 부인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의회에서 재무감독권 박탈로 영향력을 축소당했다.

모루는 이런 수모에 대해서 대부분 침묵으로 대응해왔다.
그는 대통령의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뇌물 혐의 사건에 대한 수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계속해서 답변을 거부하고 입을 다물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5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정치인이다. 장남 플라비우는 연방상원의원, 차남 카를루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삼남 에두아르두는 연방하원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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