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는 수출제재, 日 기업은 인재 수입

파이낸셜뉴스       2019.07.02 18:24   수정 : 2019.07.02 18:24기사원문
日 정부 경제보복 발표한 당일 도쿄에선 60개社 인사담당자 한국 정보기술 인재 채용면접

"내년 4월까지 18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이 중 한국인을 30명 이상 채용할 방침이다."

-하마사키 케니치 테크노프로 IT 인사담당 이사-

"일본의 IT 인력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기가 갖춰진 인재가 많은 한국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코코네 이홍기 최고기술책임자(CTO)-

【 도쿄(일본)=성초롱 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을 제한하는 경제보복 조치를 발표한 지난 1일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TKP 이치가야에서는 IBM재팬, 라쿠텐 등 60여개 일본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한국 정보기술(IT) 인재 영입을 위한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잡페어'에 참가하기 위해 도쿄를 찾은 75명의 한국 학생들은 무역협회가 운영 중인 '스마트클라우드(SC) IT마스터' 프로그램 졸업생들이다. 무역협회는 IT 인력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IT마스터 프로그램을 지난 2001년 개설했다.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학생들은 2393명으로, 취업률은 98%에 육박한다.

특히 최근 일본 내 IT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IT마스터 출신 학생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일본 현지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국 학생 채용을 위해 이번 잡페어에 참가한 IT기업 코코네의 이홍기 CTO는 "개발자가 고령화되면서 신입 개발자 채용이 필요한데, 회사 내 한국인 개발자의 실력 등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도 나서게 됐다"며 "특히 IT마스터 수료생들은 맞춤형 교육을 받아 기본기가 탄탄하게 갖춰진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IT마스터 학생들은 10개월간 프로그래밍 등 IT 관련 수업과 일본어 과정을 밟는다. 수료 2개월 전부터는 일본 기업들과 수시 면접과 일본 현지 잡페어를 통한 구직활동을 시작한다.

이같은 교육을 받은 IT 마스터 졸업생들의 전문성과 언어 능력을 현지 기업들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E-커머스 기업 유젠의 써니 강 CTO는 "작년 IT마스터 출신 학생 4명을 뽑은 이후 올해도 채용을 위해 잡페어에 참가했다"며 "해당 교육을 수료한 학생들의 업무 효율이 1.8배 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9년차를 맞은 IT마스터는 일본 채용시장에서 하나의 구인 네트워크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홍상수 무역협회 취업연수실 차장은 "현재 200개사가 넘는 일본 IT기업 채용 풀을 통해 취업율을 높이고 있다"며 "IT마스터 졸업생을 채용했던 기업에서 다시 구인을 하는 선순환 구조가 일본에서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무역협회는 IT 이외 일반 직종의 일본 취업 확대를 위해 2일 도쿄에서 일본 최대 외국인 채용 알선기업인 네오커리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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