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양금덕 할머니 "일본 사과 보고 죽을 수 있을까"
뉴스1
2019.08.06 17:33
수정 : 2019.08.06 17:33기사원문
양금덕 할머니는 1944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된 여자 근로정신대 피해자다. 2019.8.6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우린 날짜가 없어. 내일 죽을지 오늘 죽을지 몰라. 100살이 다 돼가는데 잘못했단 소리만 들어도 눈감고 죽것어…."
심상정 대표와 이국언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가 6일 오후 아베정권의 경제도발과 관련해 정의당 비상행동에 나서며 근로정신대 피해 당사자이자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원고 중 한 명인 양금덕 할머니 자택을 찾았다.
양 할머니는 지난 2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 배제국으로 공식 발표한 것과 관련해 "울화통이 터진다"며 입을 뗏다.
양 할머니는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일본이 사과하는 걸 볼 수 있을까. 저렇게 (화이트리스트 배제) 하는 것만 보면 분통만 나고 그런다"며 한 손으로 가슴을 내리쳤다.
양금덕 할머니는 나주보통학교 6학년때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학교도 다닐 수 있다'는 일본인 교장과 헌병의 말에 속아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 공장에 강제동원됐다.
1944년 보통학교 6학년때부터 지금까지. 75년동안 단 한순간도 당시의 고통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1975년 5월30일날 출발해서 6월1일날 도착했어. 거기에 목포, 여수, 광주, 순천, 나주에서 138명이 동원됐어. 내가 70년이 넘었어도 숫자도 안 잊어버려…. 내가 국방색 페인트칠하고 주먹만한 밥 먹으면서 을매나 고생을 했는지 몰라."
일본에서의 할머니의 고된 세월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지만 할머니는 '일본의 사죄'를 죽기 전에 꼭 받고 싶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심 대표는 여러차례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할머니가 25년간 굽힘없이 투쟁해 오셨기 때문에 그 뜻을 받아 저희 정치권이 매듭을 짓겠다"며 "빠른 시일 내 일본이 사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양 할머니는 울화가 터진다면서도 이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자고 말했다.
그는 "이제 대통령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오기로 기어이 사죄받고 죽으려면 맘 편히 먹고 지내면서 끝까지 싸워야한다"며 "악착같이 분발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한테 이렇게까지 힘을 써주는구나 싶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말 눈물이 나오려 한다"며 시민들의 일제 불매운동과 정치권의 아베규탄 행동을 언급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심 대표는 이날 양금덕 할머니와 대화를 마치고 양동시장으로 이동해 아베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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