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우려에 마이너스 채권 급증...미 장기채 금리 하락세 지속
파이낸셜뉴스
2019.09.14 12:32
수정 : 2019.09.14 12: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며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가 급증하면서 미국 장기 국채금리 하락세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중 유로존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지난달말 기준 17조달러, 비중은 30%를 각각 기록했다.
전세계적인 마이너스 금리 확산으로 미국 국채는 주요국 중 플러스 수익률을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안전자산으로 남게 되면서 미국 장기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올해 중 100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해 2016년 역사적 저점(1.36%)에 근접했다. 30년 금리는 8월 중 사상 처음으로 2%를 밑돌았다.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미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환헤지 비용 제약 등으로 국채보다는 주로 MBS와 회사채 등 크레딧물에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외국인의 미 채권 순투자액은 1319억달러로 이 가운데 MBS, 회사채를 1601억달러 순매수한 반면 국채는 282억달러 순매도를 나타냈다.
특히 유로존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243억달러 순매도했다. 이것은 처음 마이너스 금리 채권에 급증했던 2015년 3·4분기~2016년 2·4분기 중 346억달러를 순매수했던 것과 대비된다.
내외 금리차 확대에도 불구 유로존과 일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미 국채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헤지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헤지 비용은 두 통화간 단기금리차가 반영되며 단기금리는 정책금리 수준에 동조한다.
현재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독일·일본보다 200bp 가량 높지만 환헤지 비용을 감안할 경우 금리차가 오히려 -40~-50bp로 역전된다.
유로존과 일본 투자자 입장에서 환헤지를 동반한 미 국채 수익률은 -0.7~-1.0%수준이다.
이같이 환헤지 비용이 외국인의 미 국채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환위험을 노출시키면서 미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외국인 중 공공부문이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민간부문은 순매수중인 점에 비춰 상당수 투자자들이 환헤지 없이 미 국채에 투자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 상반기 중 외국인 전체로는 미 국채를 282억달러 순매도했지만 정부와 중앙은행 등 공공부문이 1175억달러를 순매도한 반면 민간부문은 893억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 국채의 절대 금리 수준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나은 경제 상황 등으로 달러화의 강세 전망이 유효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권도현·김윤경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미 장기 국채금리가 이미 큰폭으로 하락했지만 시장의 리스크 오프 심리가 지속되고 향후 환헤지 비용 감소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까지 본격화될 경우 장기금리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 및 경제지표의 반등 여부가 관건인 상황에서 미 연준이 대외 불확실성에 응해 예방적 성격의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정책 효과가 제한되고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경우 더 큰 폭의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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