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10년…'소 떼 방북'서 '박왕자씨 피격 사건'까지

뉴스1       2019.10.23 16:38   수정 : 2019.10.23 16:38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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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아산사옥. 2019.10.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금강산 육로 관광이 중단된 지 8주년인 12일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아산휴게소가 텅 비이었다. 2016.7.12/뉴스1 © News1 엄용주 기자


26일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전망대(717OP)에서 바라본 북녘. 철책 너머로 북한 초소가 보이고 있다. 2019.6.26/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노동신문) © 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면서 남측 시설들을 남측과 합의해 철거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전해진 가운데 남북 금강산 관광사업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30년 전인 1989년 1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방북해 최수길 북한 조선대성은행 이사장 겸 조선아시아무역촉진회 고문과 '금강산 관광 개발 및 시베리아 공동진출에 관한 의정서'를 체결한 데서 시작했다.

이후 1998년 4월 정부의 '남북경협 활성화 조치'가 발표되고, 그해 6월 정 회장이 방북해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금강산관광 및 개발사업에 합의했다. 이 때 역사적으로 유명한 정 회장이 소 떼 500마리를 트럭에 싣고 판문점을 넘은 '소 떼 방북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다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 프로그램' 운영을 놓고 남북이 손을 맞잡았다. 11월18일 현대는 실향민과 관광객, 승무원 등 135명을 태운 금강산 첫 관광선 '현대 금강호'를 동해항에서 금강산으로 보냈다.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 땅인 금강산을 밟게 된 일은 남북협력의 물꼬가 트였음을 의미했고 당시에는 통일이 성큼 다가왔다는 분위기가 한반도에 팽배했다.

이후 금강산 관광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됐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에는 육로관광이 실시됐다. 이후 2008년 3월에는 승용차관광 시대가 열리는 등으로 다변화됐다.

관광 일정도 2004년부터 당일 관광, 1박2일 관광, 2박3일관광 등으로 확대됐으며, 관광코스도 초기의 구룡연, 만물상, 삼일포 등에서 해금강과 동석동~세존봉~구룡연의 순환코스 등이 추가되었을 뿐 아니라 야영장과 해수욕장 등도 개방됐다.

2007년부터는 내금강 관광코스로 확대되면서 2005년부터는 30만명이 금강산을 관광했다.

금강산관광 지구에는 약 40여개에 이르는 남측 기업과 현대아산 협력업체들이 특구 개발 사업에서부터 골프장, 면세점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운영했으며,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라는 민관 합동의 관광협력 모델을 창출하기도 했다.

1989~98년까지 10년간의 방문 인원은 총 5722명에 불과했으나 2008년 7월까지 총 누적관광객이 196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 초병이 쏜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상황은 악화돼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으로 남측이 보수정권으로 바뀐 상황에서 남북은 책임을 놓고 서로 다른 결론을 내며 갈등의 골은 깊어져 갔다.

정부는 피격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 및 신변안전보장 조치를 재개 조건으로 요구하며 책임 있는 당국 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확실한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을 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남북관계는 장기적인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후 2010년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로 남북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최악의 상황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은 2010년 4월 금강산지구 내 남측 시설과 재산을 몰수하고 체류인원을 전원 추방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에 이명박 정부는 '개성공단을 뺀 모든 남북 경협 중단'을 골자로 한 5·24 대북 제재를 가동하면서 금강산 관광 중단의 장기화를 알렸다.

이후 일각에선 북한 핵개발에 금강산 관광 자금이 들어갔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은 완전히 희박해졌으나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남북 긴장관계가 점차 풀리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문'에서는 여건이 조성되면 금강산관광을 우선적으로 정상화하겠다고 명시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개소하겠다고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폭탄 발언'을 한 사실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 의해 23일 밝혀지면서 다시 금강산 관광은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까지 왔다.

한편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지구 현지지도 자리에서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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