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홈쇼핑 생방현장.."실수 하나가 방송사고‥시간싸움 속 팀워크는 생명"

파이낸셜뉴스       2019.11.21 15:15   수정 : 2019.11.21 15:15기사원문



"오늘 ○○곱창전골은 '역대 최고조건'이 핵심입니다. 카메라랑 CG도 이 부분 신경 써주세요!"

경기도 성남시 판교 NS홈쇼핑 2층 회의실. 오후 4시30분 시작될 홈쇼핑 생방송을 1시간 앞두고 회의가 한창이다. 박신성 PD는 “팩 열어서 내용물 다 보여주고 조리 때 칼국수, 라면사리가 들어갈 것이다.

마지막 순서는 볶음밥”이라며 특이사항을 쇼호스트 및 스태프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생방송은 시간싸움"이라며 "팀워크를 위해 모든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한몸처럼 움직여야 실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홈쇼핑 업계는 모바일 시장 확대, T커머스 성장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각 업체는 방송 전략을 다변화하고 최신 장비 등을 확보해 고객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약 40분간의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 한달 전 기획 단계부터 당일까지 쉼없이 달려야 한다고 NS홈쇼핑측은 전했다.

이날도 방송 20분 전 리허설이 시작됐다. 신세영·김소현 쇼호스트가 스튜디오 중앙 테이블을 점검했다. 신 쇼호스트는 “건더기는 국자 두 개로 퍼올려 푸짐하게 보여줄 것이다. 뚝배기는 작은 걸로”라며 동선과 조리도구 등을 하나씩 확인했다. 대본 없이 키워드 한두개만으로 이뤄지는 방송이라 세심하게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작은 실수가 큰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3.2.1. 큐!" 현장감독의 신호와 함께 생방송이 시작됐다. 지미집을 포함한 총 4대의 카메라가 분주히 움직이며 스튜디오를 생생히 담아냈다. 쇼호스트들이 제품 소개를 마치고 시식·조리 순서에 돌입했다. 조리팀은 스튜디오 한편에서 새 요리를 만들고 제공하기를 반복했다. 물론 '달리'(바퀴가 달린 이동식 카메라)를 피해 화면 밖에서 재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박 PD는 위층의 부조정실에서 방송 진행을 총괄했다. 홈쇼핑 PD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실시간 주문현황'을 중계하는 것이다. 콜 모니터에 표시된 실시간 주문 '콜 수'가 곧 매출 실적으로 연결된다. 콜 수가 오르고 내릴 때마다 상황에 맞는 전략을 시시각각 짜야한다.

"이제 재핑(zapping·채널 돌리기) 있어요. 조건 자료화면 나가고 쇼호스트들 바로 시식 갑니다!"

홈쇼핑에서 '재핑'이란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채널을 바꾸는 시청자들을 붙잡는 것을 말한다. 홈쇼핑 PD는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들의 방송 편성을 미리 파악해, 홈쇼핑 채널에서 리모컨이 멈추도록 온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퇴근과 저녁이 가까운 5시가 되자 콜 수가 쭉쭉 오르기 시작했다. 박 PD는 "자막으로 혜택 계속 강조해야 한다. 현장은 아까처럼 팩 뜯고 조리해주시고"라며 "지금 170콜이다. 200콜까지 가야 한다"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쇼호스트들도 "오늘은 아홉 팩이다. 자동주문 전화 모바일로만 연결해도 10%를 또 빼준다"라며 시청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그렇게 5시10분이 되고 40여분의 방송이 모두 끝났다. 이날 목표였던 곱창전골 물량 중 80%가 판매됐다. 쇼호스트들은 "초반 20분까지 콜수가 너무 적었다. 대박 나길 바랐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박 PD도 "사실 이것도 준수한 실적"이라며 "오늘 조건이 좋아서 120%까지 팔리길 바랐는데, 아쉽긴하다"고 덧붙였다.


NS홈쇼핑 관계자는 "판매실적은 운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상품 기획단계부터 여럿이 노력을 함께한 만큼, 고객들과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중소기업을 위해 언제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 김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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