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설'송정규의 데이터 야구…"30년 지난 지금 화제네"
파이낸셜뉴스
2019.11.28 18:19
수정 : 2019.11.28 18:19기사원문
롯데자이언츠 추락에 재조명 받는 송 전 단장
열렬한 롯데자이언츠 팬으로
분석 야구 이론 담은 책 냈다
당시 단장으로 스카우트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 이끌어
최근 롯데 부진의 늪 빠지자
"다시 모셔와라" 팬들 요청 잇따라
그가 말했던 심리치료 코치 등은
실제 美메이저리그서 도입하기도
최근 발간된 '월간조선 12월' 편집장이 송 전 단장의 특별기고 '롯데자이언츠는 왜 추락했나…야구수도 부산의 심벌로서 다시 비상하려면'을 소개한 글귀다.
대한민국 최연소 상선 선장이자 열렬 야구팬인 송 전 단장의 '롯데자이언츠 필승전략'이 연일 주요 언론에서 재조명받으면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흥행과 발전을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적임자다' '롯데구단 구단주 대행을 맡겨야 한다'는 전국 야구팬들의 댓글이 수천개씩 달릴 정도다.
'송정규 신드롬'은 지난 7월초 롯데자이언츠의 무기력한 경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작됐다. 공영 KBS1 TV로부터 '1992년 우승을 이끈 당시 단장이자 팬의 입장에서 인터뷰를 해달라'는 요청을 느닷없이 받았고 저녁 9시 프라임 뉴스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인터뷰 후 '롯데 야구의 문제점을 속시원하게 잘 지적했다'는 격려의 글이 쇄도했다. 종합편성TV 채널A와 주간동아, MBC, 부산일보, 서울경제신문, 일요신문 등으로 보도가 이어지면서 친구, 지인은 물론 공공장소, 길거리에서 만나는 모르는 사람들도 알아보고 엄지를 세워 보이거나 사진 한번 같이 찍자고 할 정도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도 야구를 좋아했던 송 회장이 '팬'에서 '단장'으로 야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자비로 출판해 화제가 된 '필승 전략 롯데자이언츠 톱 시크릿(TOP SECRET)'이라는 책에서 비롯됐다.
송 전 단장은 선장으로 선박 승선 중에도 중파 일본 라디오 방송과 교도통신 팩스를 통해 일본야구 중계를 들었다고 한다. 미국 항구에 기항할 땐 미국의 프로야구 경기장까지 가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기도 하는 열정을 보였다. 열혈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등 국내외 야구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1980년대 말부터 롯데가 하위권을 전전했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도 없던 시절 구단에 전화해서 조언을 많이 했으나 전하려는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그는 급기야 직접 출판사를 만들고 1990년 10월 전설적 화제를 낳은 340여쪽 분량의 필승 전략 롯데자이언츠 톱 시크릿을 펴내게 된다. 마침 이 책을 읽은 당시 신준호 구단주의 강력한 요청으로 1991년 롯데자이언츠 야구단 단장으로 스카우트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그의 나이 만 38세로 최연소 야구단 단장이었다.
그가 단장을 맡은 이후 연속 3년 최하위를 기록했던 롯데자이언츠를 1991년 4위,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것은 물론 2년 연속 100만 관중 돌파에도 성공했다. 롯데자이언츠가 명실공히 한국 제1의 인기구단으로 급부상한 순간이었다.
송 전 단장은 체계적인 야구단 운영과 우승전략에 관해 저술한 필승 전략 롯데자이언츠 톱 스크릿을 통해 야구를 통계학적·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를 세계적으로 맨 처음 주창했다.
급기야 최근 이 같은 송 전 단장의 끝없이 이어지는 '야구보다 더 드라마틱한 인생 스토리'를 영화로 제작하고 싶다는 제안을 국내 유명 영화제작사로부터 받아 현재 구체적인 시나리오 작업을 협의하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여년 전 '분석데이터' 지금도 통해
'한국의 손정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송 전 단장의 한발 앞선 예지력과 혁신적 사고는 주위를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올해 최악의 성적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롯데자이언츠를 살려야 한다는 팬들의 요청에 따라 잇따라 언론 인터뷰에 응해 세이버메트릭스의 중요성과 선수들의 바이오리듬 체크, 필요할 경우 선수들의 심리치료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 재차 회자되면서 한국 프로야구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롯데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송 전 단장의 최근 인터뷰 이후 정작 통째로 변해야 할 롯데자이언츠가 감독과 코칭 스태프, 단장 정도 교체에만 그치고 머뭇거리는 사이 다른 구단에서 앞다퉈 세이버메트릭스 이론을 적용한 '데이터 야구'에 나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가 20여년 전 제안한 분석 데이터를 이해하는 젊은 코치나 심리치료사를 코치로 둬야 한다는 지적은 올 들어 미국 프로야구에서 상근 타격코치로 여성을 전격 기용하는 일까지 벌어져 이를 입증하고 있다.
송 전 단장은 "부산을 흔히 야구의 도시 '야도'라고 부른다"며 "야구는 진취적이고 화끈하고 개방적인 부산 사람들의 기질과 정서에 맞아떨어지는 운동"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래서 최근 롯데자이언츠의 부진이 부산 사람들을 더 힘 빠지게 하고, 사직야구장 주변 상권이 침체되는 현상까지 나타나 당시 우승을 이끄는 데 일조한 나를 다시 언론에서 찾아 조명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롯데자이언츠가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프트뱅크 호크스, 미국의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같은 명문 야구단으로 거듭나 부산 시민과 야구팬들에게 사랑받는 구단이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야구전문가보다 더 문제점을 자세히 꼬집어 해법을 내놓고 있는 송 전 단장에게는 '한국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유난히 많이 붙는다.
경남고와 한국해양대를 졸업하고 미국 라스코 시핑에 삼등항해사로 취업한 뒤 이등항해사, 일등항해사로 잇따라 진급했다. 이어 미국 스콜피오십매니저먼트에서 선장(대한민국 최연소 상선 선장 기록)이 된 후 1987년까지 주로 해상에서 상선 선장으로 근무했다. 미국 라스코시핑에서도 선장으로 근무했다. 지난 2000년 도선사시험에 합격해 일정 기간 부산항에서 도선 수습을 마친 후인 2001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부산항 도선사로 일하고 있다. 해운항만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송 회장은 상선 선장뿐 아니라 부산항 도선사회 회장,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 한국해사법학회 회장 등을 최연소로 지낸 경력의 소유자다. 모교인 한국해양대에서 국제화물운송론과 해사영어를 강의한 송 회장은 외국어 구사능력과 국제적인 감각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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