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요양병상 과잉공급 대책마련 '뒷전'…현실역행 대책 시행

뉴스1       2019.12.19 14:00   수정 : 2019.12.19 14:00기사원문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현철 기자 = 보건복지부가 요양병상 공급이 과잉상태에 이르자 지방자치단체에 허가 자제를 요청하면서도 이를 제지할만한 대책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나타났다. 오히려 본인부담상한제를 통해 요양병상 증가를 늘리는 등 현실과 동떨어지는 대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요양병원에 불필요하게 지급된 급여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감사원이 4건을 확인한 결과 11억여원이 잘못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19일 이런 내용의 요양병원 운영 및 급여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복지부는 2007년 요양병상 공급이 과잉 상태로 확인되자 지자체에 요양병상 증설 자제를 요청했지만, 기본시책을 수립하지 않는 등 병상수급 관리를 하지 않았다. 이에 지자체도 요양병원 신·증설 신청을 받을 때 관리할 기준이 없어 그대로 허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사원이 2008~2018년 요양병상 증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 1000명당 요양병상 수가 15.4개에서 36.9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입원 필요성이 큰 중증환자 비율은 72.8%에서 47.1%로 감소한 반면, 입원 필요성이 적은 경증환자 비율은 25.3%에서 51.2%로 2배 이상 늘었다.

그 결과 전체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등 급여비용에서 요양병원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3.7%에서 2018년 8.6%까지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요양병원의 연평균 급여비용 증가율은 17.6%로 요양병원을 제외한 다른 의료기관의 증가율 7.7%보다 2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

감사원은 "요양병상의 급격한 증가‧이용이 건강보험재정 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장기입원이 필요 없는 신체기능저하군에 대해서도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해 장기입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요양병상 증가 추세를 오히려 부추겼다. 본인부담상한제란 예기치 못한 질병 등으로 발생한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득구간별로 의료비 본인부담금의 연간 상한액을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환급해주는 것이다.

복지부는 2009년 특별한 치료나 처치가 필요하지 않아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기보다는 외래진료가 적합한 환자군인 신체기능저하군의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억제하기 위해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20%에서 40%로 높였지만, 본인부담상한제는 환자분류군과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 동일하게 적용했다.

이에 짧게는 2.1개월부터 길게는 8.9개월이면 본인부담상한액에 도달해 이 기간만 의료비를 부담하면 나머지 기간은 의료비 부담이 없어 신체기능저하군 환자의 장기입원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요양병원이 환자와 1년 장기입원을 약정하면서 본인부담상한제를 통해 돌려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마치 요양병원이 할인해주는 것처럼 환자를 유인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그 결과 요양병원에 입원한 신체기능저하군 환자 수는 2010년 1만5000명에서 2018년 6만8000명으로 3.4배, 평균 입원일수도 61일에서 101일로 증가했다. 신체기능저하군 환자의 건강보험 급여비용도 같은 기간 187억원에서 2262억원으로 1109.6%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신체기능저하군에 대한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할 때에는 입원기간에 비례해 본인부담금이 증가하도록 하는 등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방지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복지부는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병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일명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CRE는 폐렴 및 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하고, 환자에게 카바페넴 내성이 나타나는 경우 여러 계열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렵다. 노인 및 장기입원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감염병이다.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은 CRE 감염 환자 등을 진단하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그런데 감사 기간 중 요양병원 내 CRE 감염 환자 등의 신고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27개 요양병원에서 35명의 CRE 환자 발생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이들과 함께 입원한 27개 요양병원의 환자가 CRE 감염에 노출됐다.


감사원은 "질병관리본부의 CRE 관리지침 등의 설명 부족과 이에 따른 요양병원 측의 이해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CRE 감염 환자 등에 대한 신고를 누락하지 않도록 신고체계 개선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CRE 감염 환자 등을 신고하지 않은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필요시 관계 법령에 따른 고발 등의 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복지부는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의료인에 대한 재판 결과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사무장 병원에 명의를 대여해 유죄가 확정된 123명의 의료인에 대한 행정 처분을 누락했으며, 사무장과 공모한 의료인 3명은 처분 규정이 없어 종결 처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감사원이 요양병원 부당급여 대상 4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11억여원의 부당급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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