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로이도 누볐던 그곳…드라마 속 아름답던 서울 거리와 카페는
뉴스1
2020.04.11 05:41
수정 : 2020.04.11 08:13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이 미덕이 되는 요즘. 마스크 없이 거닐었던 거리와 그때 그 순간들이 그리워진다. 아쉽다면 집에서 드라마를 시청함과 동시에 해당 작품 속 명소들을 보며, 이른바 '집콕 서울여행'이라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관광재단은 인기 드라마에서 돋보였던 서울 명소들을 엄선해 최근 발표했다. 얼마 전까지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태원 클라쓰', 몇 년 전 신드롬을 일으켰던 '도깨비' '별에서 온 그대' 등 속 주인공이 거닐었던 곳들이다.
◇박새로이가 '이태원 클라쓰'에서 누볐던 '녹사평역 일대'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국내외의 호응을 얻은 '이태원 클라쓰'는 현재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로 꼽힐 만큼 한류 확산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녹사평역 육교에는 평일에도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이 찾아와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심히 지나다니는 일상 속 장소였던 육교가 드라마 속 의미 있는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젊은 세대와 한류 트렌드를 반영하는 장소로 거듭난 셈이다.
육교에 올라서면 해방촌과 이태원을 가로질러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사평대로의 풍경이 펼쳐진다. 수많은 자동차가 도로를 따라 쉴새 없이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오늘 하루도 수고한 나의 일상에 스스로 위로의 말을 건네게 된다.
육교를 지나 이태원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드라마 주인공인 박새로이(박서준 역)가 동료들과 함께 운영하던 술집 '단밤'이 나타난다. 촬영이 끝난 지금은 내부 공사 중이라 텅 비어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질 즈음에 찾는다면 새로 단장한 '단밤'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이태원의 중심가로 연결되는 길목에 있는 만큼 이태원의 정취를 느끼기도 좋다.
◇'열혈사제'의 그 곳, 약현성당
지난해 상반기 최고 화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드라마 '열혈사제'의 주인공인 김해일(김남길 역)은 여수에서 사고를 치고 서울로 올라와 구담성당이라는 곳에서 사제 생활을 이어간다.
극 중의 구담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인 중림동 약현성당에서 촬영되었다. 조선 후기 한반도에 들어온 천주교는 포교 과정에서 기해박해와 병인박해로 수많은 순교자를 낳은 아픈 역사가 있다.
박해를 겪던 천주교는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 체결되고 선교 활동이 보장되면서 교세가 확장되었고 신도 수가 늘어나면서 약현성당을 세웠다. 약현(藥峴)이라는 이름은 약재가 거래되던 서대문 밖 언덕을 말하는 지명에서 따왔다 한다. 붉은 벽돌을 쌓고 뾰족한 첨탑을 세웠으나 지붕이 높지 않고 내부 창도 크게 낸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절충된 건축으로 평가받는다.
성당 내부는 화려한 장식이나 웅장한 규모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영롱한 빛이 더 성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성당에서 정문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다. 작고 아담한 숲길이지만 아늑함이 스며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다시 소환하고 싶은 도깨비 속 '덕성여고 돌담길'
드라마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의 사연 많은 이야기를 때론 재밌게, 때론 슬프게 풀어내 전국에 '도깨비 신드롬'을 일으켰다. 많은 비가 쏟아지던 돌담길에서 도깨비 김신(공유 역)과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역)이 처음으로 마주치는 장면은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였는데, 그 장면의 촬영장소가 바로 덕성여고 돌담길이다.
이 길을 감고당길이라고 부르는데 인사동을 지나 덕성여고와 덕성여중 사이에 놓인 돌담길을 따라 북촌으로 이어진다. 숙종의 계비인 인현왕후의 친정집인 감고당이 있던 곳이라 감고당길이라 이름이 붙었다.
인현왕후는 후궁 장희빈에 의해 폐서인이 된 후 6년간 감고당에 갇혀 살았다. 감고당은 덕성여고 서쪽에 있었는데 덕성여대 공관으로 옮겨졌다가 현재는 여주로 이전되었다. 덕성여고 사이에 난 골목길로 빠져나가면 윤보선길과 만난다. 이곳은 극 중에서 지은탁이 돌의자에 앉아 귀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장소다. 감고당길이 담장을 끼고 있는 너른 길이라면, 윤보선 길은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늘어선 소담한 길이다.
◇도민준의 힐링 명소, 학림다방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역)은 외계인이기 때문에 늙지 않고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그는 옛 감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좋아하는데, 오래된 다방에서 그의 조력자 변호사 장영목(김창완 역)과 함께 차를 마시며 장기를 두곤 한다. 그 촬영장소가 바로 대학로에 자리한 학림다방이다.
학림다방은 1956년부터 무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커피를 팔아왔다.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나는 낡은 계단을 올라 2층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70~80년대의 다방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목재 위주의 인테리어와 빛바랜 소파, 머리가 닿을 듯 말 듯 한 복층 구조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가득하다.
젊은 세대에겐 다방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을 하고 있지만, 낭만적인 분위기가 찻잔 위로 넘실거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금세 마음을 빼앗긴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수년이 흘렀지만 한류 열풍의 주역이었던 덕에 지금도 학림다방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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