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비용절감 위한 중장기적 정책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0.04.19 16:36
수정 : 2020.04.19 17:16기사원문
정부 '배출권 가격 안정화' 추진
산업계 "단기적 정책 도움 안돼"
정부는 코로나19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면 배출권 1400만t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배출권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공장 가동률이 줄어 탄소배출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생색내기 지원 정책보다는 앞으로 경기가 정상화될 때 급등하게 될 탄소배출권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기업은 정부가 허용한 배출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게 되면 필요한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들여야 한다.
현재 탄소배출권(KAU19) 가격은 t당 4만원선이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처음 개설된 2018년 11월 2만3200원에서 이달 4만100원으로 2년 4개월여 만에 73%나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급상승한 이유는 배출권 명세서 작성 기간이 다가와 기업들이 남는 배출권을 시장에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배출권 명세서는 기업들이 연간 탄소 배출권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검증해 정부에 제출하는 것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기업들이 부족하거나 남는 배출권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단기적으로 시장 거래가 활발해 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때문에 배출권 가격은 조만간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또 코로나19로 지난 2월 국내 제조업 평균 공장 가동률은 70.7%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3월 69.9%를 기록한 이후 10년11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특히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공장 등이 경기 하락으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산업계는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 탄소배출도 줄어들어 단기적으로는 배출권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가격이 하락 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인데 정부 예비분 공급을 검토한다는 것은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탄소배출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희망하고 있다. 현재 탄소배출권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내년부터 3차 배출권 거래제가 시작되면 유상할당 비중은 10%로 높아진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국가온실가스를 24.4% 줄이기로 해 유상할당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당장 내년부터 유상할당이 3%에서 10% 늘어나기 때문에 이 비율을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배출권 관련 규제는 점차 강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배출권 여유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배출권을 시장에 내놓질 않는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구조가 배출권가격 지속 상승의 근본적 원인이 되고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들은 부담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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