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흐르는 밤

파이낸셜뉴스       2020.04.25 07:29   수정 : 2020.04.25 07: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마리

돛대도 아니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



창작동요의 효시가 된 윤극영 선생님의 동요 '반달'의 가사입니다.


일제강점기에 나라 잃은 우리의 아픈 마음을 달래고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기 위해 쓰여진 곡이죠.

초등학교 시절, 이 노래를 흥얼거릴 땐 몰랐지만 이제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 이 노래를 다시 들어보면 왠지 모를 감정이 솟아오르네요.



동요가 처음 불린 1924년, 하늘은 지금보다 훨씬 더 푸르고 선명했을 것이고 은하수도 더 아름답게 보였겠지만

나라를 잃고 일제의 탄압속에 신음했을 우리 조상님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동요를 불렀을까요?

나그네도 공자께서 말씀하신, 하늘의 명령을 알게된다는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어리석고 매일매일 돌아보면 후회의 연속인 삶을 살고있습니다.



동요 속 은하수는 일제 강점기 시절 갈 길 잃은 우리 민족에게 희미하게나마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어준게 아닐까요.

윤선생님께서 동요를 내놓은지 거의 백년이 지난 지금,

지천명의 나이에도 어리숙하고 미숙한 나그네에게 은하수가 쪽배를 내어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도 전 세계도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미증유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지금,

어두운 밤 하늘 속 반짝반짝 빛나는 저 별들 속에서 은하수가 마치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것 처럼

나그네도, 우리 가족도, 사랑하는 사람들도, 온 인류도 모두 쪽배에 올라타

갈길 잃은 인류에게 나아갈 길을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은하수 흐르는 밤에...

사진·글=서동일 기자

tekken4@fnnews.com 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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