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작은 여행사의 제안
파이낸셜뉴스
2020.04.28 17:00
수정 : 2020.04.28 18:33기사원문
제가 몸담고 있는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업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웃바운드가 언제 다시 원상복귀가 될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많은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한동안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인트라바운드 또한 나름의 고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해외만큼 다양한 상품, 방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도 해외여행에는 돈을 지불하지만 국내여행에는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는 비율이 아웃바운드만큼 높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객군도 아웃바운드와 인트라바운드가 꼭 겹친다고 보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의 기획력, 유통 판매 능력을 인트라바운드에 접목시키면 어떨까. 물론 자체 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라면 이미 전환을 해서 준비하고 있겠지만, 당장 상황이 어려워서 그럴 수 없는 회사들이라면 인트라바운드 업체의 상품을 판매하고 그 수익을 나누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자전거나라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유럽 지식 가이드 투어를 모델로 하고 있는 자전거나라의 경우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000년 유럽에서 최초로 시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성인들을 위한 궁궐, 박물관 유료 해설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원은 많지 않지만 나름 ‘정직원 가이드’를 실현시켜나가고 있습니다.
기존 프리랜서 계약 상태의 가이드라면 최소 출발 인원 등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전거나라는 한 명의 고객이 오더라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할 경우 어려움이 있겠지만 여행업계 전체의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고,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서 저희도 도움을 받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인트라바운드 여행사들의 상품을 아웃바운드 전문 대형 여행사들이 유통·판매하는 협력 모델은 지금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대안입니다. 물론 국외여행업이 아닌 일반여행업 사업자여야만 가능하겠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한국관광공사나 문체부에서 일시적으로 규제를 풀어주는 방안을 마련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인트라바운드에도 좋은 상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개선의 여지도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던 수많은 가이드 인력들 또한 귀국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 인력을 활용해 전국 각지에 프로그램을 기획·개발·운영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지금 여행업계는 국가에서 주는 지원금이 너무 고마운 상황이지만 아쉽게도 그것만으로는 버틸 수 없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서로 상부상조하고 함께 협력·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같은 큰 조직에서 기획할 수 있는 협력·상생 모델이 있을 것이고, 자전거나라처럼 작은 여행사들끼리 기획할 수 있는 협력·상생의 모델이 따로 있을 것입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가 이렇게 말하듯이 코로나19라는 작금의 위기를 계기로 아웃바운드 업계와 인트라바운드 업계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서로 힘을 합치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기업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이용규 한국자전거나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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