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30조 예고…"의무지출 구조조정 해야"

파이낸셜뉴스       2020.05.24 14:41   수정 : 2020.05.24 14: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세수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정부 지출은 급격하게 늘고 있어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과도한 의무 지출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4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최근년도의 3월 기준 국세 수입 진도율로 올해 국세 수입 규모를 추산한 결과, 올해 국세 수입이 예산(291조2000억원)보다 약 30조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진도율이란 정부가 1년 동안 걷어야 할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은 세금의 비율을 나타낸다. 최근 3년간(2017∼2019년) 3개월 평균진도율인 26.59%를 올해 1~3월 국세 수입(69조5000억원)에 대입하면 연간 국세 수입 전망치는 261조4000억원으로 29조8000억원의 세수결손이 예상된다.

진도율만으로 연간 국세 수입을 전망했다는 한계도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2·4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수밖에 없어 세수결손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4분기 국세 수입 실적의 경우 법인세가 전년동기대비 6조8000억원 감소하면서 1년 전보다 8조5000억원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출은 대폭 늘었다. 총수입은 1∼3월 119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5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164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조5000억원 늘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4분기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4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정 조기집행으로 재정 지출은 역대 최대로 늘어났는데 경기 부진으로 세수는 줄어든 탓이다.

2·4분기 이후 전망은 더 암담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법인세수 전망치는 56조5000억원으로 정부 예산액 64조4000원 대비 12.3% 미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 분석대로라면 올해 법인세수 결손액은 7조9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나라 곳간은 채우기보다는 쓰기 바쁘다. 정부가 예산 집행 실적을 관리하는 올해 관리대상사업 총 307조8000억원 중 3월 말까지 집행한 실적은 108조6000억원, 집행률은 35.3%였다. 이는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는 2·4분기에 국세 수입 감소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여 재정 건전성에 위험 신호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부 의무지출 항목의 '허리 졸라매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확보에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소득세, 부가세, 법인세 모두 상황이 안 좋다"며 "일반적인 가계라도 수입이 줄면 지출을 줄이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현 정권 기조상 복지 분야 등에서 의무지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근로장려세제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줄일 수 있는 의무 지출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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