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여당 임대차법 개정안에.."전셋값 미리 올리자"
파이낸셜뉴스
2020.06.10 15:13
수정 : 2020.06.10 15:13기사원문
강남 전세값 2~3억 급등 반전세도 늘어...임대차 시장 '불안'
개정안 '세입자 내 보내는 객관적 사유 있어야 가능'
[파이낸셜뉴스] 177석 슈퍼 여당에서 집주인에 불리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잇달아 내놓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포함한 서울 주요 지역의 전셋값이 이달 들어 급등하고 있다. 법 개정 이후 임대료 인상이 어려워질 것을 예상한 집주인들이 미리 손을 쓰고 나선 것이다. 전세 매물을 아예 월세·반전세로 돌리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 뛰고 반전세 늘고..임대차 시장 '불안'
서초동 '신반포자이' 전용면적 84.87㎡ 전셋집도 이달 13억5000만원(8층)에 계약돼 전고점을 돌파했다. 현재 시세는 이보다 2억5000만원~3억원 높은 15억원~16억5000만원에 형성되어 있다.
단지 인근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도 갈수록 희귀해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한 번에 전셋값을 시세 대비 1억원~3억원 높게 부르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전세로 들어오겠다는 대기자가 많아 앞으로 전셋값이 쭉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셋집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대치동 대장주인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면적 95㎡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연이어 반전세와 월세 매물이 계약됐다. 반전세의 경우 보증금 9억원에 월 260만원(35층), 월세는 보증금 14억원에 월 100만원(4층) 조건으로 계약됐다.
대치동 인근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여당에서 나온 전세 관련 개정안들을 보면 전세를 놓는 게 오히려 손해일 정도로 임대인에게 불리하다"라며 "개정된다면 전세제도가 없어지거나 대부분 매물이 월세 또는 반전세로 돌아설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도 이미 전세로 내놓으려고 했던 매물을 반전세나 월세로 바꾸겠다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 '집주인 실거주 객관 사유 있어야'
이는 거대 여당의 탄생으로 부동산 관련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자 집주인들이 선제적으로 전셋값 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여당에서는 현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박 의원이 9일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세입자가 월세 3기분을 연체하지 않은 이상 집주인은 세입자의 재계약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재계약을 할 땐 월세 또는 전세금의 인상 비율이 5%를 초과할 수 없다. 집주인이 직접 살기 위해 세입자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실거주해야 할 객관적 사유'가 필요하다. 다만 해당 사유가 허위로 드러나면 임차인이 부담한 이주비 및 2년간 임대료 증가분 합계의 3배를 세입자에 배상해야 한다.
윤 의원도 비슷한 내용을 발의한 데 이어 세입자에게 1회 계약갱신청구권을 부여해 총 4년(2년+2년) 거주를 보장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20대 국회에서 발의했던 '전월세신고제' 도입을 위한 개정안을 이번 국회에서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전월세신고제는 전월세 거래 실거래가를 주택 매매처럼 30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운영을 위한 기반이기도 하다.
■전문가 "세입자 부담 커질 것"
전문가들은 반전세, 월세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임대차 시장 전체가 불안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어느 때보다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법시행 이전에 전셋값을 올리거나 매달 일정 수익이 보장되는 반전세, 월세로 바꾸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법시행 이후에 전세 제도가 한 번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월세 비중은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이라고 우려했다.
함 랩장은 이어 "공공임대주택을 크게 확보할 게 아니라면 중장기적 면에서는 주택 슬럼화,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초저금리에 보유세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은 서울에서 외곽지역과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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