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조명조차 못켜봤다… 벼랑 끝 지방 공연장
파이낸셜뉴스
2020.08.17 17:46
수정 : 2020.08.17 18:33기사원문
탈출구 안보이는 공연계
서울에선 대형 뮤지컬로 버텨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어린이 공연·연극은 전멸 수준
대관 자체가 막힌 지역 공연장
방역·稅감면 등 지원책 고민해야
올 상반기 공연계 매출은 969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매출(1916억원) 대비 49.4%나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의 3분의 2(64.8%)가 코로나19 여파 전인 1~2월 실적이다. 4월(47억원) 바닥을 찍었고 5월(115억원) 소폭 상승했으며 6월(106억원) 보합세를 유지하다 7월에 그나마 눈에 띄게 늘어나 1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 직격탄 맞은 지역 공연장
서울 인터파크홀,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등 전국 5곳의 공연장을 운영하는 인터파크씨어터 관계자는 "뮤지컬 장르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콘서트는 서울에서도 작년 대비 90%이상 감소했고 어린이 공연은 거의 전무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이 많다 보니 코로나19 여파로 아예 대관 자체가 어려웠고, 공연기획사는 좌석 거리두기로 수익성이 낮아져 공연을 올릴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짚었다.
뮤지컬 전용 극장인 부산 드림씨어터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4월 개관한 드림씨어터는 개관작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로 8만5000여명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스쿨 오브 락',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오페라의 유령' 등 대형 공연을 연달아 선보이며 부산·경남 지역 뮤지컬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지방 관객 증가세는 '한국 뮤지컬 시장 정체기'를 돌파할 새로운 동력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개관 1년 만에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이다'부터 '워호스' '캣츠'까지 개관 1주년 기념으로 편성된 세 작품이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된 것. 특히 이들 공연은 대관공연이 아닌 드림씨어터에서 직접 투자 제작한 대형 장기 공연이다.
드림씨어터 관계자는 "성수기인 여름 시즌까지 공연이 취소돼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지난 1년간 멤버십 회원만 약 3만4000여명을 모았으며 공연 관람객의 약 40%가 부산 외 지역 관객들이었을 정도로 새로운 관객 유입과 그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됐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장 운영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드림씨어터는 지난 2월 9일 '오페라의 유령' 종연 이후 '레베카' 부산 공연(5월 29~31일 대관)을 제외하곤 현재까지 공연이 없는 상태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지원받는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코로나19 재유행 여파로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 2월 14~15일 '백조의 호수' 공연 이후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7월 23일까지 문을 굳게 닫았다.
중간에 두 차례 야외공연과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했지만, 본격적으로 문을 연 것은 7월 24일이다. 7월 31일 음악극 '카르멘'을 올렸고, 매년 개최했던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2020 대구오페라축제'로 이름을 바꿔 오는 2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연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3~6월엔 공연을 전혀 올리지 못했다"며 "대구오페라축제는 예산이 지난해 20억원에서 6억원으로 70%나 삭감돼 '국제'라는 타이틀을 지우고, 지역 공연예술과 일상의 정상화라는 소망을 담아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축소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거점 공연장 지원책 필요
지역 공연장은 서울과 지역 간 문화 불균형을 해소하는 지역문화 거점이라는 점에서 공연장을 되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터파크씨어터 관계자는 "큰 공연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방역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방역 비용을 지원해주거나, 전기세 등 세금감면혜택이 제공되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 공연장의 경우 서울시와 제주시가 시행하고 있는 공연장 대상 조세감면 제도에 주목할만하다.
서울시 시세감면 조례 4조에 따르면, 공연장 설치·운영 목적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가 면제되며, 과세기준일 현재 공연장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지역자원시설세가 면제된다. 모든 민영 공연장에 적용되는 조례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주민의 문화생활을 위한 지원책으로 운영되고 있다. 두 지역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의 민간 공연장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재산세 등 2배의 세금을 내고 있다.
드림씨어터 관계자는 "지역의 경우 특히 민간 공연장은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문화시설 역시 지역에서 육성할 지역경제 기반시설이라는 관점에서 조세감면 제도가 확대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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