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죽음에 뿔난 구례 농민, 환경부 앞서 위령제(종합)

뉴시스       2020.09.10 17:33   수정 : 2020.09.10 17:33기사원문
10일 구례서 죽은 송아지 재단앞에 놓고 '위령제·노제'지내 화난 농민들, 환경부 앞서 수해 책임자 처벌·피해보상 촉구

[구례=뉴시스]김석훈 기자 = 전남 구례군 농민들이 10일 양정마을과 구례군청 앞에서 지난달 섬진강 수해 참사로 죽은 '소'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와 노제를 지낸 뒤 세종정부청사 환경부 앞에서 죽은 송아지를 내려 놓고 노제를 지내고 있다. 농민들은 환경부와 수자원공사가 나서서 홍수가 발생한 책임자 처벌과 100%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섬진강수해극복구례군민대책본부 제공) 2020.09.10. photo@newsis.com
[구례=뉴시스]김석훈 기자 = 섬진강 수해가 발생한 지난달 초 애지중지 키우던 소를 잃은 전남 구례군 농민들이 10일 환경부 앞에서 죽은 송아지를 놓고 위령제를 지내면서 책임자 처벌과 100% 피해 배상을 촉구했다.

섬진강수해극복 구례군민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구례군 양정마을과 구례군청, 섬진강댐에서 각각 위령제와 노제를 지내고 소의 영혼을 달랬다. 이들은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의 100% 피해 보상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면서 환경부 앞에서도 노제를 지냈다.

위령제와 노제는 양정마을과 구례군청 앞에서 수해 때 죽은 송아지 사체를 젯상앞에 놓고 진행됐다.

남해안 별신굿 보유자와 부산시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 이수자의 진혼과 넋전춤이 이어지며 소들의 영혼을 달래 분노와 침울한 분위기가 교차했다.

양정마을 위령제에 이어 군청 앞 노제를 위해서 죽은 송아지를 실은 운구차와 만장 트럭이 터미널, 구례 5일 시장, 경찰서 로터리, 군청까지 긴 행렬이 이어지자 거리마다 군민들이 나와서 지켜봤다.

농민들은 군청에서 노제를 지낸 뒤 섬진강 댐으로 향해 수장된 죽은 소를 위한 위령제를 지냈으며, 이후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다시 노제를 지냈다.

농민들은 "수마가 구례를 휩쓸고 간지 한 달이 지나면서 아직 복구도 안 됐는데 복구 와중에 턱없는 보상에 낙심과 실망을 하다 이제는 분노와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다"며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례=뉴시스]김석훈 기자 = 10일 전남 구례군청 앞에서 지난달 섬진강 수해 참사로 죽은 '소'영혼을 위로하는 노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섬진강수해극복구례군민대책본부 제공) 2020.09.10. photo@newsis.com
대책위 관계자는 "애지중지 기르던 소들이 매일 처참하게 죽어 나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농민들의 심정은 타들어 간다"면서 "그래서 죽은 생명들의 영혼을 달래고 상처받은 우리들이 치유받기 위해 위령제를 지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섬진강 수해 참사 책임자는 반드시 처벌돼야 마땅하며, 소중한 자식 같은 소를 잃은 농민과 농토와 농작물을 잃은 농민, 집을 잃은 군민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100% 피해 배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은 수자원공사 항의 방문, 환경부의 댐 조사위원회 구성과 조사 요구, 감사원 감사 청구, 재발 방지 대책 요구 등 수해 원인 규명과 배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초 연일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섬진강 수해로 인해 구례군 도심이 40년만에 침수되는 참사가 발생했으며, 이 과정서 500여마리의 소가 유실됐다. 200여마리는 구조 됐으나 한달여 시간이 지나는 과정서 대부분 폐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