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브라운관 스타'는 없다?…TV기술 발전 변천사
뉴스1
2020.10.02 14:01
수정 : 2020.10.02 14:01기사원문
우리가 흔히 '브라운관'이라고 부르는 디스플레이의 정식 명칭은 '음극선관'(CRT, Cathode-Ray Tube)이다. 초기 발명자인 독일의 K.F.브라운의 이름을 따 브라운관이라고 불렀다.
브라운관은 100여년간 TV의 대명사로 불렸다. 풍부한 색감과 넓은 시야각, 여기에 제조공정과 구동방식이 간단하고 가격도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총에서 나온 전자빔이 브라운관 유리에 칠해진 형광물질을 자극해 나오는 화면방식 때문에 두껍고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들어 브라운관 TV의 빈 자리는 PDP(Plasma Display Panel)와 LCD(액정표시장치, Liquid Crystal Display)가 빠르게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시장의 선택을 받은 디스플레이는 LCD였다.
LCD는 수많은 액정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패널을 뒤에서 백라이트가 빛을 가한다. 이 빛이 각 액정을 통과하고, 필터를 거치면서 화소가 되는 방식이다. LCD는 TV를 얇고 가볍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전력 소비량과 발열이 PDP보다 훨씬 적었다.
'LCD TV'는 그야말로 TV의 슬림화와 대형화를 이끌었다. 이후 백라이트 유닛으로 LED(발광다이오드, Light Emitting Diode)를 채용한, 이른바 'LED TV'가 나오면서 더 적은 전력으로도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의 나노셀 TV는 '나노셀(Nano Cell)' 기술을 탑재해 색의 정확도와 재현력을 높인 LCD TV다. 나노셀은 약 1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의 미세 분자구조를 활용한 기술이다. 극미세 분자들이 색의 파장을 정교하게 조정해 더 많은 색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 모델인 QLED TV는 LED 백라이트와 패널 사이에 퀀텀닷(QD, 양자점) 필름을 삽입한 제품이다. QD 특성상 밝기의 표현 범위가 넓다. 자연스럽게 명암비가 향상돼 빛과 어둠의 디테일을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패널은 LCD와 달리, 유기화합물 기반의 소자가 자체 발광한다.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아서 TV의 두께를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LG전자의 주력모델인 OLED TV가 바로 OLED 패널을 채용한 제품이다.
'배불뚝이' 브라운관에서 진화를 거듭한 TV는 앞으로 더 얇고, 더 선명하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형 LCD 패널 사업을 철수하고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어 국내 전자업체들이 제작하는 TV는 더욱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력제품인 QLED TV에 미니 LED·마이크로 LED TV 제품 등을 내세우며 프리미엄·초고화질 TV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미니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 발광소자를 기판 위에 촘촘히 심어서 TV 화면을 만드는 기술이다.
미니 LED와 마이크로 LED의 차이는 LED 소자의 크기다. 100㎛ 이하의 LED 소자를 사용하면 마이크로 LED TV고, 100㎛에서 200㎛ 정도의 소자를 사용하면 미니 LED TV의 범주에 속한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기반의 TV '더 월'(The Wall)을 공개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연간 200만대의 미니 LED TV를 출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시장의 절반에 달하는 수량이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도 양산을 목표로 하는 QD디스플레이를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제품에 채용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LG전자는 우선 지금 '잘나가고' 있는 OLED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지난 7월부터 대형 OLED 패널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서, 패널 공급 문제도 해결됐다.
여기에 특수유리나 플라스틱을 이용해 구부리거나 휘는 제품 구현이 가능한 OLED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혁신 제품들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이달 중으로 세계 최초 롤러블 OLED TV 'LG 시그니처 OLED R'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1억원대다.
LG전자는 지난달 열린 'IFA 2020'에서 설치 공간이나 상황에 맞춰 TV 화면을 가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 월'을 공개하기도 했다. 77형의 OLED TV가 평소에는 벽 뒤에 숨어 있다가 고객의 필요에 따라 노출된다. 투명 OLED 패널의 TV 채용 여부도 관심이 모인다.
TV가 얇고 가벼워지면서 단순히 시청 목적 외에도 인테리어 측면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유명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는 최근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아트 모드'로 사용이 가능한 삼성전자의 TV '더 프레임'(The Frame)을 250대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에 건설한 'LG 씽큐 홈'의 창문에 투명 올레드 패널을 적용했다. 여기에 고객이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띄울 수 있도록 하면서, 인테리어와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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