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죽덮죽' 불러온 메뉴표절 논란···업계선 '일상다반사'

파이낸셜뉴스       2020.10.14 14:33   수정 : 2020.10.14 14:48기사원문
백종원 골목식당 극찬 포항 덮죽
표절 업체 계약 해지 뒤 철수 수순
업계에선 유사 사례 무궁무진 확인
현행법으론 "못 막아", 멈춰선 입법

[파이낸셜뉴스] TV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치른 포항 덮죽 메뉴를 본뜬 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논란으로 만연한 표절 행태가 업계에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인기를 끈 업체와 브랜드, 메뉴 등을 그대로 가져와 영업하는 사례가 횡행하지만 이를 제지할 방도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법률공백에 업계에선 국회를 통한 제도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덮죽덮죽 표절에 프랜차이즈 악습 주목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맹점 모집에 열을 올리던 프랜차이즈 업체 '덮죽덮죽'이 신규 가맹점포를 모집을 중단했다. 지난 12일 이상준 덮죽덮죽 대표가 “모든 프랜차이즈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덮죽덮죽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해 화제가 된 경북 포항 ‘신촌’s 덮죽’ 메뉴를 그대로 베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브랜드가 백 대표에게 호평을 받은 메뉴와 차별점이 없는 메뉴를 내세워 프랜차이즈 가맹계약을 체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포항 덮죽집 사장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뺏어가지 말아달라”는 호소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어 백 대표 측이 대응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전하자 덮죽덮죽이 전격 사업을 철수하기에 이른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메뉴나 브랜드 표절은 해묵은 과제다. 어느 한 업체가 뜬다 싶으면 다른 업체가 우수수 비슷한 사업을 내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에선 덮죽덮죽 논란이 전혀 새롭지 않다는 의견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놀랍지도 않은 게 여기는 선점해서 빨리 빼먹고 빠지는 사람이 이기는 게 규칙처럼 오랫동안 진행돼 왔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같이 책임 있는 정부 기관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으니 안 하면 바보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 기술이 쓰이는 것도 아니고 브랜드나 메뉴는 척 보면 안다”며 “유통이 제일 중요한데 어디에서 물건 떼다 쓰는지만 알아내면 비슷하거나 더 나은 업체 차리는 건 일도 아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 간 업계에선 비슷한 사례가 수두룩하게 보고됐다. 법정싸움까지 간 경우도 여럿이다.

차돌박이전문점 '이차돌'은 후발 업체가 상호와 메뉴구성, 인테리어 등을 따라해 피해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3년째 법적 대응 중에 있다. 1심에선 이차돌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아 항소한 상태다. '봉구비어'도 불고기 프랜차이즈 봉구네, 치킨 프랜차이즈 봉구통닭 등과 상표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일 안 하는 국회··· 피해는 양산


덮죽덮죽과 같이 메뉴에 대한 분쟁 사례는 많지 않다. 상표와 달리 법적보호가 용이치 않아 대부분 상담과정에서 권리구제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저작권법 전문 백경태 변호사(법무법인 신원)는 “일반적으로 레시피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며 “특허법상 제법 발명으로 특허 등록을 하거나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방법이 있지만 각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고 법원을 설득하는 것 역시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메뉴 표절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출처의 혼동 등을 주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따져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따라하고 보자’는 관행을 막기 위해 공정위와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이른바 ‘1+1제’로, 직영점 1곳 이상을 1년 동안 운영한 업체에 한해 가맹계약을 허용하는 정책이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다들 표절해서 점포 운영도 안 해본 사람들이 하다 보니까 최소한 ‘경험이라도 있는, 실력 검증이라도 된 곳만 하게 하자’ 이런 취지(로 제안한 법안)”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표절에 대한 기준이 설정되지 않는 이상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고 털어놨다.

한편 ‘1+1제’ 등의 법안은 지난 7월과 9월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으나 통과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회기 만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 김지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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