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철 남부지검장 사의··· '라임 수사' 차질 불가피(종합)

파이낸셜뉴스       2020.10.22 11:07   수정 : 2020.10.22 11:28기사원문
22일 검찰 내부망에 '사의' 표명
"정치가 검찰 덮었다" 비판 목소리
중대 수사 앞두고 책임자 사퇴 '부적절'
檢 수사 차질 가능성에 공수처·특검 관심

[파이낸셜뉴스]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며 라임자산운용(라임) 및 검찰 비위 의혹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라임 핵심관계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두 차례 폭로와 이어진 검찰 수사에 대한 논란이 사임의 배경이다.

법무부의 수사의뢰를 받아 그간의 검찰수사 진행상황을 명백히 밝혀야 할 남부지검장이 수사계획 대신 사의를 밝히며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

22일 오전 박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라임사태에 대한 입장'이란 글을 올리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8월 11일 부임한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박 지검장은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1조5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준 라임사태와 관련하여 김OO은 1000억원대의 횡령·사기등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그 본질"이라며 "로비사건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OO의 2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로, 그간 라임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검찰이 이렇게 잘못 비추어지고 있는 것에 대하여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지경"이라고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2차례 자필 폭로 문건을 공개해 검찰 수사가 부적절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건 핵심내용은 △라임 수사팀이 꾸려지기 전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 향응을 제공했고 △이중 한 명이 책임자급으로 합류했으며 △라임 수사가 검찰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진술이 묵살됐다는 등이다. 조단위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수사에서 사건의 본질과 벗어난 검찰의 부적절한 수사가 있었다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폭로돼 검증이 불가피하다.

김 전 회장은 법무부 조사에서 향응을 받은 검사 2명을 사진으로 특정했고 법무부는 남부지검에 해당 검사에 대한 수사의뢰를 내렸다. 수사팀은 김 전 회장을 소환하려 했으나 김 전 회장 측 거부로 초기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자 사퇴에 라임수사 차질 불가피

아울러 박 지검장은 이번 라임 사태 수사와 관련해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며 2005년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를 언급했다. 당시 천 장관이 '6·25는 통일전쟁' 발언으로 고발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권을 발동한 상황에서 평검사였던 박 지검장은 수사지휘를 수용하고 사퇴한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개진했다는 것이다.

박 지검장은 "정치권과 언론이 각자의 유불리에 따라 비판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남부지검 라임수사팀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더라도 그 공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검사장으로서 그 당시 저의 말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박 지검장은 남부지검 수사가 차질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법조계 안팎에선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 책임자까지 수사 불신을 문제삼고 물러난 상황에서 수사팀이 독자적으로 검찰 수사 전반과 정관계 로비의혹을 충실히 들여다보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공수처 조기출범과 특검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지 여부를 놓고 실익을 따지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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