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대기업 편중 지원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부산시민단체 뿔났다
파이낸셜뉴스
2020.11.03 10:36
수정 : 2020.11.03 23:21기사원문
설립 취지 외면한 황호선 사장 책임론까지 거론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해양·조선산업 진흥을 위해 설립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특정 대형 선사에만 편중해 자금을 지원하고, 지역의 중소해운사나 조선기자재 등을 외면하고 있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은 3일 성명서를 통해 "불공정하고 도를 넘은 HMM(옛 현대상선)에 대한 편중 지원을 즉각 중지하고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그 이유와 진상을 즉각 국민과 부산시민에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본사를 부산에 둔 취지를 무시하고 '특정 대기업 지원을 위한 공사' '직원 고임금과 복지를 위한 공사'로 전략시킨 한국해양진흥공사 황호선 사장의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 "아예 그럴려면 '현대진흥공사'로 이름을 바꿔 HMM이 운영하라"면서 '이런 극심한 편중지원에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한번도 해명과 경위를 설명한 적이 없고, 이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내용도 담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설립때부터 취약한 자본금으로 출발했다. 설립하고 보자는 해양수산부의 성급함이 지금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재정구조가 특정회사의 편중 지원으로 지금 너무 어렵다"면서 "특정기업이 국가관리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80% 이상으로 지원을 가져간 것은 특혜를 넘어 특권이며 불공정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내 해운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중소 선사보다는 특정 대기업 해운사에 편중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이 기회에 해양진흥공사의 자본금을 10조원 정도 획기적으로 늘려야하며, 보증 등 업무기능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국회의원에 제공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공사의 지원금 6조5040억원 가운데 63%인 4조1280억원이 옛 현대상선인 HMM에 지원됐다. HMM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선사에 지원된 금액은 2조3760억원으로 기업별 평균 지원액은 292억원에 불과하다.
HMM 지원액은 중소 선사 평균 지원액의 141배에 달한다. 이것은 중소 해운·선사에 지원한다는 애초 취지에도 크게 어긋난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선사를 위한 지원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정 대형선사에 편중지원되는 동안 중소형 해운사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00대 해운사의 27%가 부채비율이 400% 넘는 '고위험' 기업으로 분류돼 금융권 자금 차입, 회사채 발행도 어렵다. 기간산업 안정자금(기안기금) 지원을 받기도, 자산매각도 쉽지 않다 보니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은 부산중소해운, 조선업을 살리기 위한 '선박금융공사'라는 당시 대통령 부산공약과 부산시민의 절실한 요구에 정부가 부응한 것이다.
시민단체는 "출범한 지 만 2년을 넘어선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16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중 98%에 달하는 1638억원이 HMM 관련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주 잘못된 정책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HMM은 한진해운이 중앙동에 빌딩 등을 건립해 애정을 쏟은 것과 달리 부산 신항 부두 운영을 빼고 부산에 기여한 바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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