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AH "2500억 지원" 채권단 "투자 결정 먼저" 평행선 팽팽
파이낸셜뉴스
2021.02.02 18:21
수정 : 2021.02.02 18:21기사원문
HAAH, 투자 조건 신규자금 요구
산은 "구체 계획 없이 수용 어렵다"
"대주주 책임 안져 GM과 상황 달라
P플랜 무산되면 회생절차 불가피"
쌍용차 매각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셈법'에 따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투자유치협의회(4자 협의체)가 사실상 결렬되고, 산업은행은 신규 투자자가 P플랜을 위한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는 한 주도적으로 나서 자금지원에 나설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쌍용차 이해관계자 간 평행선이 지속되면서 쌍용차는 점점 돌이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문제는 쌍용차 정상화의 마지막 카드인 P플랜이 물 건너가는 분위기라는 데 있다.
산업은행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매각 4자 협의체 협상의 사실상 결렬을 선언했다. 4차 협의체는 대주주 마힌드라와 잠재적투자자 HAAH, 산업은행, 쌍용차 등이 참여하는 투자유치협의회다. 언제 다시 4자 협의체가 재개될지는 미지수다.
4자 협의체가 결렬된 결정적 배경은 HAAH가 쌍용차 투자를 조건으로 산업은행에 신규자금 2500억원 지원을 요구한 데 대해 산은이 거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HAAH는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의 지분(75%)을 감자한 후 2억5000만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조건으로 산업은행에 이에 상응하는 지원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HAAH가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P플랜 최종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즉 산업은행은 HAAH의 의사결정 없이는 당장 P플랜도 가동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산은과 HAAH는 서로 의사결정을 요구하면서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HAAH는 산업은행이 신규자금 2500억원을 지원해야 투자결정을 하겠다는 반면, 산업은행은 HAAH가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는 것.
최대현 산업은행 선임부행장은 이날 "쌍용차가 P플랜을 준비했는데 자료제출이 늦어져서 1월 중순 이후 HAAH 관계자가 의사결정을 못하고 출국했다"며 "HAAH와 대주주 마힌드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더 이상 투자유치협의회를 통한 투자협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산은 "쌍용차는 한국GM과 상황 달라"
일각에서 산은이 8100억원을 지원한 한국GM과 달리 쌍용차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산은은 "쌍용차와 한국GM은 상황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안영규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장은 "한국GM은 대주주인 미국 GM에서 64억달러 지원과 신차배정을 받아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을 확보했다"며 "쌍용차는 자체 경쟁력이 열위한 상황에서 대주주가 책임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잠재적투자자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신규 투자유치도 난항에 빠지면서 자금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쌍용차가 지속가능경영을 하려면 전기차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안 부문장은 "쌍용차가 올해 전기차 첫 모델을 출시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국내외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에서 앞서고 있다"며 "쌍용차는 주력 모델이 디젤차인데 전기차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요구했던 쌍용차 노조의 흑자 전까지 쟁의행위 중지와 임금·단체협상 주기 '1년→3년'으로 확대도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P플랜 무산 시 회생절차 불가피"
P플랜이 완전히 무산될 경우 쌍용차는 회생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현재 쌍용차는 P플랜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두 가지 요소 중 아무것도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대현 수석부행장은 "만약 사업계획 타당성 미흡으로 P플랜 진행 불가 때 쌍용차는 통상의 회생절차가 불가피하다"면서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략적투자자(SI) 유치를 통한 정상화 추진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 부문장도 "현재 잠재적투자자는 쌍용차의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이 마련되지 않아 P플랜 진행 여부에 대한 검토가 불충분해 최종 입장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쌍용차가 투자유치 계약 무산 때 대주주와 회사가 스스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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