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대표 송영길, 박빙 승부..文정책 수정되나
파이낸셜뉴스
2021.05.02 17:21
수정 : 2021.05.02 17:33기사원문
송영길 35.60%, 홍영표 35.01% 우원식 29.38% 제쳐
"대통령·민주당 이름 빼고 다 바꿔야"
부동산 LTV 90%까지 완화 주장하기도
최고위원에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파이낸셜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에 5선의 송영길 의원이 당선됐다.
무(無)계파를 외치며 "대통령과 민주당이란 이름 빼곤 다 빠꿔야 한다"고 '변화'를 강조했던 송 의원이 당선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고수해온 부동산 정책에도 다소 일정부분 큰 틀의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강성 친문 지지층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당의 본격적인 쇄신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반신반의다.
당장 다음달 부터 시작되는 예비 대선경선 과정에서 신임 당대표의 교통정리가 요구되고 있어, 이 과정에서의 역할에 따라 안정적인 정권재창출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與 새 지도부 구성 완료
송영길 신임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35.60%의 득표율로 홍영표(35.01%), 우원식(29.38%)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최고위원 경선에선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후보가 당선돼, 집권여당의 새 지도부가 구축됐다.
이번에 선출된 새 지도부는 4.7 재보궐 선거 참패 후유증을 극복하고, 내년 3월 치러질 대선에서 정권을 연장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맞이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뻔한 인물' '뻔한 구도'였다는 지적이 많은터라, 새 지도부에겐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추가됐다.
송 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께서 무능한 개혁과 위선을 지적했다. 정말 이 상황에서 하던 대로 하면 안 된다"며 "저부터 반성하고 반드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가장 위험한 것이 위기를 위기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위기임을 인정하고 그 지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민주당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절반을 넘겼음을 강조한 송 대표는 "오늘로 대선까지 312일 남았다. 시간이 없다. 우리는 변해야 한다"며 "우리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유능한 개혁과 정권 재창출의 길은 송영길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자신했다.
일각에선 송 대표가 강조한 무계파가 당내 계파 분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계파가 없다고 밝혔던 송 대표의 영향력이 제대로 작용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文정부 정책 궤도 수정되나
그러나 송 대표의 당선으로 가장 먼저 주목 받는 것은 부동산 정책이다.
대표적인 것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대폭 완화다.
무주택자와 청년층, 신혼부부 등 생애 첫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나, 송 대표는 이들에 대한 LTV·DTI 규제는 60~80%까지 상향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송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도 "장기 주택모기지에 한해서는 기준을 70~90%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며 "생애첫주택 구입에 LTV·DTI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현금부자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간다.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자는 건데 양도소득세는 정부와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심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당심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기존 방식이 아닌 새 변화를 선택했다"며 "가장 크게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이 부동산 정책이다. 당내 부동산 특위 외에도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제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친문 후보들에 비해 차별성 가진 것에 당심은 변화를 택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가장 먼저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변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도록 부동산 정책이나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의 안을 만들어 당정협의하는 과정에서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놓고도 경쟁 후보들의 비난에도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확보를 언급했던 송 대표가 이를 현실화할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확보에 대해 '플랜B'라고 밝힌 송 대표는 대한민국을 '아시아 백신 생산 허브'로 만들자는 비전도 제시한 바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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