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학생 보호" vs."동성애 조장 교육 안돼"

      2021.05.05 17:10   수정 : 2021.05.05 17:10기사원문
"19세 레즈비언입니다. (아웃팅 이후) 화장실조차 못가게 될 정도로 심한 따돌림을 당해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이로 인해 학교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선생님조차 '성소수자는 더러운 것이니 네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이 최근 공개한 성소수자 학생들의 차별 경험담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성소수자 학생들이 이 같은 혐오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 단체들은 "동성애를 조장할 수 있다"며 교육당국의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앞 '근조화환' 왜?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등 학부모단체들이 29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우리 자녀에게 동성애·성전환 옹호교육을 시키려는 교육감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교육청 앞에는 '인권빙자 성 자유화 우리 애들 다 망친다' 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기도 하다.

이는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종합계획'에 성소수자 보호 및 지원 방안을 담은 것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일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차별과 혐오 등 인권침해를 당한 성소수자 학생에게 상담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종합계획에 성소수자가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1기 학생인권종합계획안에도 '소수자 학생 차별 예방 및 지원' 내용이 명시됐으나, 장애학생과 학생선수만 포함됐을 뿐 성소수자 학생은 제외됐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어떠한 차별을 받지 않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게 학생인권조례의 기본적인 정신"이라며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는 실천적 의미를 담아 한발 더 나아가는 의미로 성소수자를 명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성소수자 이해해달라는 것도 아닌데"

학부모 단체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농성 중이던 박은희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공동대표는 "동성애로 인해 에이즈 환자가 폭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성소수자를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동성애를 조장하는 교육은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성소수자 보호 및 지원 방안'을 명시하는 게 최소한의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박한희 변호사는 "성소수자에 대해 이해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건데 무엇이 부당한가"라며 "학교가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면 교육이라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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