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서 월급 모아 집사는 방식 무너져 청년들 좌절"

파이낸셜뉴스       2021.07.13 18:39   수정 : 2021.07.13 18:39기사원문
<下> 전문가 지상좌담회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노동시장 경직성에 청년들 피해"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누적된 실업문제 코로나로 폭발"
류기환 청년하다 대표
"청년 희망 패러다임 만들어야"

코로나19 이후로 청년들의 장기실업 문제는 하나의 세대적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000년대 이후 누적된 청년실업 문제가 팬데믹 이후로 더욱 고착화됐다는 의미다. 파이낸셜뉴스가 청년정책과 관련된 학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를 대상으로 준비한 지상좌담회에서 이 같은 진단이 나왔다.

이번 지상좌담회에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류기환 청년하다 대표 등이 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년들의 장기실업 문제가 거세지고 있다. 어떤 측면이 가장 문제인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노동시장의 경직성 문제가 가장 크다. 이 경우 경제가 성장하면 괜찮은데, 경제성장 자체가 가라앉고 있어 청년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기업은 신규 고용에 대한 거부감이 큰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코로나19 이전에도 실업 문제는 심각했다. 근본적 이유는 수급 불균형이다. 1990년대 이후로 고학력 청년이 늘어났지만 그들이 갈 만한 일자리는 줄었다. 이 과정이 수십년간 누적돼 실업 문제에 봉착했다고 봐야 한다.

▲류기환 청년하다 대표=문제는 일자리 숫자가 아닌 질이다. 과거 세대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직장에 들어가고 월급을 모아 자산을 증식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현재는 이런 길이 모두 무너진 상태다. 결과적으로 성공 방정식이 없기 때문에 청년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현재 청년을 '코로나 세대'로 명명하는 이유는.

▲성 교수=코로나19로 인해 실업 문제가 강화됐다. 청년은 일하고 경험을 쌓을 기회가 사라졌다. 신규 고용을 줄이던 기업이 아예 고용 자체를 막으니 청년들이 직장을 통해 인적 자본을 축적할 기회가 사라졌다.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 세대와 결을 같이한다.

▲이 교수=결국 시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를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다른 세대보다 몇 배는 더 절망스러운 상황이다.

▲류 대표=코로나19는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가장 약자부터 삶의 기반을 무너뜨렸는데, 청년이 이에 해당한다. 취업난, 제대로 받지 못하는 고등교육 등 사회적 현상들이 모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현재 정부의 청년 일자리정책이 적절한가.

▲성 교수=정부 정책은 현금성 지원이 대다수이다. 현금 지원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인적 자원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 청년들은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적 교육기관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내면서 청년들의 경험을 증대시켜야 한다.

▲이 교수=지금 세대는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지니고 있다. 지금 청년들에게 단순히 직접일자리를 늘려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과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 만들어내야 한다.

▲류 대표=청년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 결과적으로 누군가가 청년을 대리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동원되는데, 이는 옳지 않다. 청년이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선행돼야 일자리 등 당면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청년들의 우울감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한 진단과 대안이 있다면.

▲성 교수=근로는 단순히 소득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개인의 성취와도 관련이 깊다. 자아실현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기회가 줄어들어 미래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담지하는 꼴이 됐다.

▲이 교수=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서 우울감도 불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다. 청년 그리고 여성들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류 대표=우울감은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기인한다. 주변 사례를 보더라도 무력감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이나 '영끌' 투자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 이런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정부의 청년정책 방향은 어떤 식으로 가야 하나.

▲성 교수=정부는 직접일자리보다는 공적 교육기관을 통해 인적 자본을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이런 청년을 고용하면 세금지원 등 인센티브를 지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경직적인 노동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류 대표=희망이 잃어버린 사회도 결과적으로 사회가 해소해야 할 과제다.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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