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특별기여자'에 장기체류 자격…난민보다 더 많은 배려"(종합)
뉴스1
2021.08.26 16:34
수정 : 2021.08.26 16:40기사원문
(서울·인천공항=뉴스1) 류석우 기자,장은지 기자,한유주 기자 = 법무부는 26일 아프가니스탄 협력사업에 참여한 현지인 직원과 가족 378명에게 단기방문 비자를 발급해 입국시킨 뒤, 장기체류가 허용되는 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1층 밀레니엄홀에서 아프간 특별입국자 관련 브리핑을 열고 "대한민국을 도운 아프간 친구들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며 "특별입국을 수용하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아프간 현지에서 활동했던 선진국들도 이미 함께 일한 조력자들을 피신시켰다.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위상에 맞는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어렵지만 결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도 전쟁으로 피난하던 때가 있었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았다. 이제는 우리가 도움을 줄 때"라며 "이로써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옹호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국제 대열의 한 축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국내 이송대상이 결정된 아프간인 391명에게 단계별로 체류자격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입국할 때 원칙적으로 비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방문(C-3) 비자를 발급해 입국시킨 뒤, 장기체류가 허용되는 체류자격(F-1)으로 신분을 변경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이들에게 거주(F-2) 비자를 발급할 수 있도록 법령개정도 추진한다. 법무부는 이날 한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외국인에게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공익의 증진에 이바지한 외국인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거주(F-2)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제한 없이 취업활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F-2' 비자는 한국 영주자격을 부여받기 위해 국내에 장기체류하려는 이들이 발급받는 비자로 1회 부여 시 5년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아울러 취업활동에도 제한이 없다.
박 장관은 "이분들이 대한민국에 잘 정착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자세"라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번 법개정 작업은 대한민국을 위해 협력하신 아프간 분들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다만 앞으로 아프간 기여자 외에 여러 다양한 케이스의 좋은 분들이 대한민국에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개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특별기여자'를 위해 처우면에서 난민보다 높은 수준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난민보다는 생계비나 정착지원금, 교육과 같은 면에서 다소 더 많은 배려가 있을 예정"이라며 "난민 절차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또한 "이후 제3국으로 출국을 원하는지에 대해선 파악이 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입국하는 아프간인 가운데 난민신청을 한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선 "난민신청 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고, 특별기여자로서의 대우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난민절차는 지금 당장 필요한 절차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정부가 전날 발표한 '특별공로자' 대신 '특별기여자'로 표현을 바꿨다고 밝히면서 영주권 부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은 "특별공로자는 대한민국 국적법상 국적을 부여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표현이라 그와 별개의 문제로 이분들을 안정적으로 대한민국에 정착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특별기여자'라는 표현을 쓰겠다"며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분들이 F-2 비자자격을 보유하면 장기체류자로서 대한민국에 정착이 가능하고 말그대로 취업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영주권 부분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지 조력자 외에 아프간 난민을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선 "추가적으로 난민 문제를 검토한 바 없다"고 답했다.
'특별기여자' 378명은 인천국제공항 입국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방역절차를 거쳐야 한다.
질병관리청 지침에 따라 별도 숙소 형태의 검사·대기시설로 이동해 검사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당국은 다수의 인원이기 때문에 검사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6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사결과가 이날 밤 늦게 나올 예정이라 27일 오전에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하게 된다.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는 이들만 법무부 차량을 통해 진천으로 이동하며, 양성 결과를 받은 이들은 중증 정도에 따라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다.
박 장관은 "입국 시 PCR 검사를 실시하고 입국 이후에도 격리기간 중 두 차례 검사를 더 실시할 예정"이라며 "임시로 생활하는 진천 시설에는 의사 4명, 간호사 6명 등 의료진과 외국인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법무부 직원 40명도 파견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국내 이송대상 아프간인 391명을 수송기 1대로 이송할 계획이었으나 탑승 인원과 짐이 많아 분산 이송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날 들어온 수송기에는 어린이 등 378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아프간인 13명은 이슬라마바드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른 수송기편으로 입국할 전망이다. 후발대 13명은 26일 오후 늦게 또는 27일 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6~8주간 머무를 예정이다.
박 장관은 "아프간 친구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주기로 한 충북 도민과 진천, 음성 군민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며 "임시생활시설에서는 한국어, 한국문화도 익혀서 적응을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체계적인 사회통합 교육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움을 주겠다"며 "자립해서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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