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앞서 침 뱉고 머리채 당긴 여성…손 붙잡고 제지했다 기소된 가장

뉴스1       2021.09.02 07:01   수정 : 2021.09.02 08:29기사원문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아무런 이유 없이 가족 앞에서 욕설하고 침을 뱉으며 머리채를 당기는 등 행패을 부린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가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건은 지난해 7월 어느 주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서초구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B씨(40·여)가 갑자기 A씨(38)와 A씨 부인, 아이에게 욕설을 하면서 다가왔다.

A씨가 "왜 그러냐"고 따지자 B씨가 대뜸 A씨 얼굴에 침을 뱉었다. A씨는 즉시 B씨 얼굴을 밀쳤다.

몸이 젖혀진 B씨는 바로 A씨 얼굴과 뒤통수를 수차례 때리고 머리를 잡아당겼다. A씨는 목 부근을 잡고 있던 B씨의 손을 떼냈지만 B씨는 A씨 손을 깨무는 등 행패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A씨는 B씨 얼굴을 손으로 쳤다.

이후 A씨는 B씨의 손과 팔을 한동안 잡고 있었는데 이 와중에도 B씨는 A씨 발을 밟았다. A씨가 손을 떼자 B씨의 행패는 겨우 멈췄다. 그런데 검찰은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가 아니라며 지난해 12월 두 사람을 모두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A씨를 공판에 회부했고 B씨에게는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B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에 178만원의 배상명령을 내렸다.

정 판사는 "두 사람은 알지 못하는 사이로 B씨가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친 A씨에게 욕설을 하며 다가왔다"며 "얼굴에 침을 뱉은 것은 폭행에 해당할 뿐 아니라 코로나 등 보건·위생상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A씨 가족이 있었는데도 B씨는 비이성적 모습을 보였다"며 "계속될 수 있는 B씨의 위험한 행동을 저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판사는 얼굴에 침을 맞은 A씨가 B씨 얼굴을 밀친 것은 타격 행위라기보다 밀어내는 행위에 가깝다고 봤다. 또 자신의 머리나 목 등을 잡고 있는 B씨 손을 잡아 떼고 손을 깨무는 B씨 얼굴을 친 것은 B씨의 공격행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어행위로 판단했다.

정 판사는 "A씨가 한동안 B씨 손과 팔을 잡고 있었으나 B씨는 계속해 A씨를 공격했고 이에 저항하는 A씨 손을 강하게 깨물어 상해를 가하고 욕설을 했다"며 "B씨의 비이성 언동을 고려하면 계속적 가해가 염려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B씨는 A씨 폭행으로 왼쪽 어깨가 빠지고 손목을 다쳤다는 내용의 상해 진단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정 판사는 상해진단서가 사건 발생 한 달 뒤 작성된 점을 근거로 "A씨 폭행으로 발생한 상해로 단정할 수 없다"며 "A씨가 B씨 손이나 팔을 잡는 방법이나 힘의 정도가 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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