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마약 중독…청년 세대가 위험하다
2021.09.26 16:25
수정 : 2021.09.26 16: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난 9월 대구에서 시가 2억5000만원 상당의 대마를 재배하고 해외에서 밀반입한 일당 6명과 구매자 36명이 대거 적발됐다. 이들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가상화폐 등으로 대마 대금을 주고 받는 등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은 대부분은 20∼30대의 젊은 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초범 80% 육박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사람은 6501명이다. 이 중 초범은 5201명으로 전체의 80%에 이른다. 마약 사범 중 초범 비율이 80%까지 이른 건 경찰이 현재 기준으로 마약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초범 비율은 지난 2018년 72.3%에서 2019년 74.3%로 늘었다. 또 지난해 78.5%를 기록하는 등 급증하는 추세다.
마약사범은 해마다 늘고있으며 청년층으로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정부의 마약사범 단속자료에 따르면 적발 인원은 75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8.6% 증가했다. 19세 이하인 10대 마약사범은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56.5% 폭등한 277명을 기록했다.
마약사범이 점차 젊어지는 이유는 인터넷 발달로 인해 비밀이 보장된 SNS 및 결제 수단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젊은층이 인터넷과 SNS 등으로 마약을 매수하는 게 한결 용이해졌다"며 "이때문에 투여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나 죄책감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단속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인터넷 마약류 사범 비중은 전체의 약 25%로, 전년(19.6%) 대비 5.4%포인트 상승했다. 또 거래자를 추적하기 힘든 가상화폐 이용 사범 비중도 지난해 1.8%에서 6.6%로 3배 이상 늘었다.
■"마약 신고 포상 늘려야"
매년 마약사범은 늘고 있지만 실질적인 제조책은 잡히지 않는게 현실이다. 마약 수사를 하고 있는 한 수사관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적발되는 건 제조책이 아닌 판매책"이라면서 "마약을 제조하고 있는 일당을 적발해야 뿌리를 자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약 신고에 대한 포상과 함께 중독자 예방 및 재활치료에도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 본부를 찾는 마약 상담 인원이 10% 정도 증가했다. 본부 관계자는 "마약의 유혹에 놓인 사람에게 상담체계를 구축하면 초범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마약은 대다수 내부 신고를 통해 적발된다"며 "신고자에 대한 포상을 대폭 늘려야 하며 마약 단속 직원에 대한 인원 확충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