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BRT 개통 한달여째…자가용 없는 시민들만 '긍정적' 평가
뉴스1
2022.01.30 13:20
수정 : 2022.01.30 13:20기사원문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부산 서면 광무교~충무동 자갈치교차로 7.9㎞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개통된 지 한 달여째. 부산 시민들의 교통 편의는 나아졌을까.
반면 택시 기사들이나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BRT 개통 후 오히려 줄어든 일반 차로로 인해 교통 정체가 빈번하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0일 서면 광무교에서 충무동 자갈치교차로까지 7.9km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개통됐다.
이번 개통으로 동래 내성교차로에서 충무동 자갈치교차로까지 14.5㎞의 남북축 BRT가 완성된 셈이다. 이에 시는 버스 속도는 12~28% 증가하고, 약속시간을 지킬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정시성은 20~30% 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버스 속도와 정시성이 개선됐다는 공감의 목소리가 현장 곳곳에서 들린다.
시민 김모씨(60대)는 "일반 차들이 중간마다 끼어들지를 못하니 버스가 아주 시원하게 내달린다"며 "개통 전 공사 때만 해도 실효성에 의문을 가졌는데, 결과적으로 시가 BRT 공사를 잘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 이모씨(30대)는 "아직 출근길은 BRT에서도 꽤 막히지만, 퇴근길은 확실히 빨라졌다"며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불편의 목소리가 크다.
백모씨(50대)는 "BRT 개통으로 일반차로는 최대 2개까지 줄어들다 보니, 교통사고라도 나면 우회할 길이 없다"며 “BRT와 지하철 노선이 겹치는 구간도 많은데, 굳이 BRT가 필요할까"라고 말했다.
특히 택시업계는 BRT 개통 후 운행 지연 문제 등을 비롯해 손님 하차를 위한 정차 구간이 협소해지면서 영업 피해가 크다고 호소한다.
개인택시 기사 박모씨(60대)는 "일반 차선이 줄어든 탓에 운행이 지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목적지 도착 전 내리겠다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중계콜을 받고 출발하다가도 취소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택시기사 곽모씨(60대)는 "손님 하차를 위해 잠시라도 정차하면 우회할 길이 없는 뒤 차가 빨리 가라고 경적을 울린다. 이에 하차하는 손님은 민망해하며 상기된 얼굴로 내린다. 이러다 없던 손님도 끊길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차량 정체가 빈번한 구역으로 이들은 타 지역인의 출입이 잦은 부산역 일대를 포함한 동구 조방로, 중구 남포동·중앙동 일대를 꼽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버스가 끊긴 시간 이후만이라도 BRT를 일반차로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대안의 목소리도 나온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서울과 달리 BRT에 버스가 끊임없이 달리지 않는다. BRT 도선이 텅 비어 있을 때도 많다"며 "버스와 택시가 상생할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택시업계 고충은 이해하나, BRT에 택시에 진입이 허용되면 신호 체계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며 “BRT로 인한 민원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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