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매각되는 초록마을…이마트에브리데이·컬리도 인수 군침
뉴스1
2022.02.19 07:05
수정 : 2022.02.19 07:05기사원문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친환경 유기농 업체 '초록마을'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슈퍼·이커머스 같은 유통사는 물론 배달 업체와 스타트업까지 군침을 흘리고 있다. 전국에 퍼져있는 오프라인 점포를 확보하고 친환경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이는 등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초록마을 적자 지속에…20년 만에 매물로
이달 중 막바지 협상을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업계 예상 거래가는 1000억원 안팎이다.
초록마을은 대상홀딩스의 자회사로 지난 1999년 설립된 1세대 유기농 유통 판매 회사다. '안전한 먹거리'를 표방한 초록마을은 설립 10년만에 매출 1000억원을 올리며 빠른 성장을 이뤄냈지만 온라인 사업의 등장으로 2018년 이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지난 2016년 2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018년부터는 2000억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같은 해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43억·49억·33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상홀딩스가 초록마을을 매물로 내놓은 배경에도 치열해진 신선식품 판매 경쟁에 있다. 마켓컬리·오아시스 등 온라인 유통사가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고 시장이 포화되면서 사업이 녹록지 않아서다.
초록마을도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온라인 판매 강화에 나섰지만, 체계적인 물류 체계와 온라인 채널 경쟁력을 갖춘 유통 판매처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컬리도 관심…인수시 예상 시나리오는?
지속되는 적자에도 초록마을은 여전히 M&A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초록마을이 보유한 400여개의 오프라인 점포와 친환경·PB(자체브랜드) 상품 면에서 경쟁력이 있어서다. 다만 최근 LOI를 제출한 기업들이 초록마을에 눈독을 들이고 이유는 제각기 다르다.
이마트에브리데이가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초록마을의 '친환경 신선식품' 경쟁력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핵심 경쟁력은 신산식품에서 나오는데,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초록마을 인수하면 '친환경' 신선식품까지 취급할 수 있게 돼 그로서리(식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친환경으로 옮겨감에 따라 친환경 식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식품 시장 규모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2조13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컬리 역시 초록마을 인수를 위해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사업자인 컬리가 오프라인 사업자인 초록마을을 인수하게 되면 발 빠른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연계) 구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친환경·유기농 신석식품 라인업 확대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배달 플랫폼 바로고도 초록마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배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것으로 풀이된다. 바로고는 이번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으면 '퀵커머스' 사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고객이 신선식품 구매하면 즉시 배달하는 방식의 서비스가 예상된다. 이 밖에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정육각도 초록마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록마을은 온라인 채널의 성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과 친환경 신선식품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이번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는 기업은 다각도로 시너지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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