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가격 올렸지만 손실 메우기 역부족…조선·항공사도 비상

파이낸셜뉴스       2022.03.27 18:19   수정 : 2022.03.27 18:19기사원문
삼성·LG 등 냉장고·TV값 인상
원가상승 일부만 반영 수익 타격
"수요 줄어들라 가격변화 최소화"
압박 커진 철강사 추가인상 예고
후판 주고객 조선사는 부담 가중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 값·물류비용 상승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혼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기업들의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가전·항공업체들이 원자재 가격을 가전제품과 티켓에 일부 반영했지만 수요 감소를 우려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체들의 경우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4월 열연·냉연 가격을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

■삼성, 작년 원자재 구입비 31조원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전업계는 원자재 값 인상분 일부를 냉장고, TV 등 주요 가전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이 지난 2021년 원자재 구입에 쓴 비용은 31조59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22조9610억원 대비 37.6% 증가했다.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1년 새 39%가량 상승했다. 원자재 값 상승은 판매가로 전가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TV의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보다 32%가량 올랐다.

LG전자의 경우 생활가전(H&A) 제품 주요 원재료인 철강 가격이 전년 대비 21.9% 상승했다. 홈엔터테인먼트(HE)에선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47.5% 올랐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지난해 냉장고·세탁기 7.2%, 에어컨 9.8%, TV 26.4%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다만 판매량 감소 부담 등으로 원가인상분 일부만 전가해 매출액 대비 수익성은 악화됐다. 위니아딤채도 가전제품 원재료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 쓰이는 도어류 평균가격은 지난해 19만3639원을 기록했다. 1년 전(18만3022원)보다 5.8% 상승했다. 뚜껑형 김치냉장고에 적용되는 컴프레서류 평균가격도 같은 기간 2만5532원에서 2만7846원으로 올랐다. 스탠드형 에어컨 설치자재(2만5230원→2만7846원)와 프리미엄 냉장고 사출류(8만4335원→9만6046원) 가격도 모두 상승했다.

그럼에도 김치냉장고, 밥솥 등 미식가전 가격은 2020년 93만52원에서 2021년 93만9887원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원자재값·물류비 등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면서도 "다양한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제품 가격 변화를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철강제품 4월에도 추가 인상

석유화학·조선·항공업계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 원유와 나프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만 제품 가격을 섣불리 올리지 못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8일 기준 석화사들이 판매하는 범용제품인 폴리에틸렌(HDPE),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폴리프로필렌(PP) 가격은 각각 t당 1310달러, 1250달러, 1130달러다. 2월 평균보다 소폭 올랐지만 10개년 평균치인 1220달러, 1284달러, 1197달러와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철광석 및 석탄 가격 인상으로 철강재 가격도 같이 오르면서 후판 수요자인 조선업계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통상 건조비용의 20%는 후판 가격이 차지한다. 항공업계는 표에 일정부분 유류할증료가 붙지만 이마저도 상승분을 전부 반영하지는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항공유는 항공사 매출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한다. 항공사 측은 현재 신고된 비행기 가격이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내 철강사들은 원자재 값 부담이 커지면서 추가 가격인상에 나설 방침이다.
포스코는 4월 열연 유통가격을 t당 10만원 인상할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4월 열연·냉연 가격을 t당 10만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쇳물 생산에 필요한 제철용 원료탄(호주산) 가격은 18일 기준 670.10달러로 지난해 연말 357.25달러와 비교하면 87.6% 급등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최종근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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