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유전자 MBTI'에 빠졌다…공짜 유전자 검사를 IT기업이 왜?
뉴스1
2022.04.17 06:00
수정 : 2022.04.17 06:00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산 관리 앱으로 알려진 '뱅크샐러드'가 출시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유전자 MBTI'라는 별명을 얻고 입소문을 타면서다. 매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선착순 신청 경쟁률은 30대 1로, 대학교 '수강 신청'급 경쟁률이다.
이는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데이터 처리에 강점을 가진 IT기업들은 '개인 맞춤형 건강 정보'가 핵심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뱅크샐러드 뿐만 아니라 국내 IT 공룡 카카오·네이버 모두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 '유전자 MBTI', 뭐길래
17일 IT업계에 따르면 자산 관리앱 뱅크샐러드가 제공하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M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 앱에서 진행되는 700명 한정 선착순 신청엔 수만 명의 이용자가 몰려든다고 한다. 서비스 신청 경쟁률은 30대 1. 주 이용층인 MZ세대(20대~30대)들은 유전자 검사를 받기 위해 평균 5회~10회까지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검사를 신청에 성공한 이용자는 유전자 검사 키트를 택배로 받을 수 있다. 타액을 채취한 후 분석 기관으로 보내면 통상 2주 후 앱에서 결과를 확인하는 형태다. 검사 비용은 뱅크샐러드가 전액 부담한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카드' 형태로 제공된다. 일례로 탈모 유전자가 없는 이용자에게는 '울창한 숲' 카드를, 알코올 분해력이 높은 이용자는 '타고난 술고래' 카드를 받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총 65개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유전자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직장인 김영주씨(27·여)는 "유전자 검사에 성공하기 위해 10번 정도 신청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부터 건강에 관심이 커졌는데, 비싼 유전자 검사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면서 "내 MBTI를 알고 싶은 것처럼, 내 유전자는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고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 IT기업이 유전자 검사를 왜?
뱅크샐러드가 고가의 유전자 검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데 의문을 품는 이도 적지 않다. 그간 뱅크샐러드가 '자산 관리'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행보는 더욱 의아할 수밖에 없다.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뱅크샐러드의 지향점 '디지털 헬스케어'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ICT 기술과 헬스케어를 융합한 개념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의료 서비스'를 뜻한다. 지난해 10월 뱅크샐러드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유전체 분석업체 '마크로젠'과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회사 측은 "이용자 94%가 유전자 검사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반면, 실제 검사를 받아본 이용자는 2%에 불과했다"면서 "뱅크샐러드는 건강관리의 막연함을 해소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관리'에 대해선 "고객 데이터는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이라는 목적으로만 활용되고, 추가 동의 없이 제 3자(다른 업체)에게 절대 제공되지 않는다"며 "뱅크샐러드는 엄격한 보안 심사를 거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인가를 받은 업체며, 금융기관에 준하는 보안체계로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디지털 헬스케어, 600조 시장 열린다
이처럼 IT기업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데이터 처리'에 능력에 있다. 빅데이터 처리 기술 노하우를 헬스케어 산업에 녹여내면 '개인화' 및 '맞춤형'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
실제 IT기업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은 세계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아마존은 미국 전역으로 원격 의료서비스 '아마존 케어'를 진행하고 있다. 아마존 케어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를 활용해 원격의료 상담 및 방문 진료를 연계한 서비스다. 애플 역시 '애플워치'를 통해 심박수와 심전도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향후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우울증 또는 인지력 감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국내 IT기업 역시 떠오르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카카오는 '카카오헬스케어' 법인을 신규 설립했고, 네이버도 Δ아이크로진 Δ사운드짐 Δ엔서 Δ휴에리포지티브 등 다수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해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전세계 디지털 헬스 산업은 2020년 기준 187조원 규모에서 2025년 62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내 시장은 전세계 시장의 약 1~4%로 추정되는 작은 규모이지만 향후 급격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산업 내의 지위를 돈독히 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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