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3' 전수경 "'로봇설' 문성호 특이해…호흡 독특했다" ②
뉴스1
2022.05.02 07:01
수정 : 2022.05.02 07: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전수경은 지난 1일 시즌3가 종영한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3'(극본 임성한/연출 오상원 최영수/이하 '결사곡')의 이시은을 두고 인생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그는 "'인생캐' 하면 이시은을 꼽지 않을 수 없다"며 "그만큼 애착이 간다, 저의 또 다른 분신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시즌1은 최고 시청률이 9.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시즌2는 16.6%를 달성,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썼다.
전수경이 연기한 이시은은 전 남편 박해륜(전노민 분)의 불륜으로 이혼한 라디오 방송의 메인 작가로, 엔지니어이자 SF전자 장남 서반(문성호 분)과 시즌3에서 결혼하고 임신까지 하게 된 드라마틱한 서사를 보여준 캐릭터였다. 시즌1과 2에서는 불륜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철면피인 박해륜으로부터 버림받는 비극을 보여준 짠한 캐릭터였지만 시즌3에선 서반과의 설레는 로맨스를 보여줬다.
전수경은 시즌3에서 "대본을 읽고 준비하면서 시은처럼 실제로도 많이 설레었다"며 "그래서 역할에 몰입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시즌3에 와서 많이 보상을 받은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노력한 것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그리고 보람도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된 것 같다"는 말도 전했다. 시즌3까지 이시은에 온전히 몰입했다는 전수경, 그를 만나 '결사곡' 비하인드와 연기 호흡, 임성한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남가빈과 불륜을 저질렀던 박해륜이 끝까지 뻔뻔하게 나온 모습도 분노를 샀다.
▶시은이를 연기하는 입장에서 너무 다행인 건 박해륜이 여러가지로 진상이었다는 점이다.(폭소) 이런 건 좀 어른 답지 않았지만 그런 행동을 해서 조금 다행이다 했다. 그런 모습도 없었다면 재혼하는 입장에서 미안하기도 했을 것 같고 새 출발하기에 마음이 걸렸을 것 같은데, 그런 모습 때문에 마음이 조금 편했다.
-시즌3 초반 박해륜이 구안와사를 겪었을 때 그를 챙기기도 했다.
▶입이 돌아가서 측은하고 안 됐으니까, 건강을 누구보다 중시하는 시은이기 때문에 충분히 반찬도 갖다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또 박해륜 하고는 부부의 의리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식었을 수 있지만 결혼을 대하는 책임감이 있었던 것 같다. 이시은이 박해륜의 불륜을 알고 크게 오열하는 장면이 있었을 정도로 큰 상처를 받았지만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현명하고 지혜로운 면모가 많은 여성이었다. 그래서 박해륜이 남가빈(임혜영 분)에게 버림받고 괴로워 할 때도 보듬어주는 사람이었다. 사실 시은이가 박해륜에게 돌아갈까봐 마음을 졸이기도 했었다.(웃음)
-연기하는 입장에서 서반과의 갑작스러운 로맨스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서반이 완벽한 남자라면 부담이 됐겠지만 상처를 나름 안고 있다. 대기업 장남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부담이 되겠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고 어린 시절부터 힘든 사춘기를 겪었다. 그랬던 서반에게 어린 시절 어떤 위로를 줬던 여자가 이시은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없었다면 연결이 어렵겠다 생각했지만, 과거에 쌓아놨던 서사가 있기 때문에 작가님이 잘 준비를 해주셨겠구나 했다. 이시은이 엄마 같은 사랑을 줄 수 있는 여자여서 밸런스도 너무 좋았다. 굵직한 관계는 미리 다 생각해두시지 않았나 싶다.
-서반을 연기한 문성호와의 호흡은 어땠나. 문성호 배우의 연기 톤이 독특하다는 평도 많았다. 특히 '로봇설'도 있었다.
▶호흡하기 독특했다.(웃음) 정말 특이하다. 끝까지 그렇게 로봇 같은 느낌인데, 나중에는 매력이 되지 않았을까 했다. 나름 중독성이 있다. 이 역할은 어떤 중년 남자가 봐도 탐나는 캐릭터다. 성호씨에게도 우리 감사하면서 하자 했다. 작가님이 써놓은 전체 인물들 중에 이 캐릭터를 가장 잘 쓰신 것 같다. 연기를 조금 다르게 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으나, 문성호 배우가 나이에 비해 경력이 거의 없다. 그래서 오히려 그 점이 플러스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상대역으로 감사한 게 제가 좀 서구적인 편이라 (외적으로) 잘 맞기가 쉽지 않다. 중년 멜로를 근사한 비주얼로 보여드릴 수 있어서, 둘의 외모의 하모니가 잘 맞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시즌제 드라마의 장단점은.
▶연기의 기본은 다 같다고 하지만 각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않으면 연기하기 쉽지 않다. 저는 이젠 이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무대에서 드라마로, 드라마에서 무대로 금방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긴 호흡의 드라마가 좋은 건 시즌3까지 가면서 새롭게 캐릭터를 분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전에는 역할의 변신과 같은 것들을 많이 준비했지만 이젠 신경 안 쓰고 그냥 몰입해서 갈 수 있다는 게 좋더라. 이가령씨는 길게 가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 '전원일기'처럼 길게 갔으면, 또 만났으면 좋겠다 하더라.(웃음) 또 시즌제의 장점은 쉬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몰아서 갔으면 힘들었을 텐데 중간중간 쉼이 있어 감사했고, 그 덕에 힘있게 갈 수 있었다.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너무 감사하다. '인생캐' 하면 이시은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애착이 간다. 저의 또 다른 분신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간 '센캐'를 많이 맡았다. 뮤지컬에서 드라마로 넘어왔기 때문에 작게,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보다는 크게 표현하곤 했었다. 그리고 배우가 역할이 작으면 눈에 띄게 잘하고 싶은 게 있다. 존재감 없이 흘러가면 나를 못볼 것 같더라. 그래서 조금 더 힘이 들어갔었는데 이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에 특화돼 있었기 때문에 배우로서 이미지가 소모된다는 게 있었다. 비슷한 것만 하다 보니까 그런 느낌이 있었을 때 이 역할이 왔고 변신을 위해서 마음 준비를 단단히 하고 시작했다. 노력한 것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그리고 보람도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된 것 같다.
<【N인터뷰】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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