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경 "문성호와 중년 로맨스 대리만족했죠"
뉴시스
2022.05.02 07:28
수정 : 2022.05.02 07:28기사원문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뮤지컬배우 전수경(56)은 TV조선 주말극 '결혼작사 결혼작곡'(결사곡)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그동안 센 역할을 주로 맡다 보니 힘이 들어갈 때가 많았다.
비슷한 역만 들어 와 이미지가 소모되던 찰나에 결사곡 제안을 받았다. 지난해 시즌1을 시작, 시즌3까지 이끌며 중년 로맨스에 불을 지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 "단단히 준비하고 시작했다"면서 "노력한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시즌3에서 시은은 라디오 방송국 엔지니어 '서반'(문성호)과 재혼했다. 50대에 임신까지 하며 행복한 결말을 맺었다. 극본 보완이 철저해 미리 전개를 예측할 수는 없었다. 전수경은 "작가님이 조금씩 힌트를 줬다"며 "시즌1에서 아이들이 선물한 옷 입고 출근할 때 서반이 지켜보는 눈빛을 보며 왠지 나랑 될 것 같았다. (시즌1·2 '신유신' 역의) 이태곤씨는 사피영이랑 될 것 같다고 해 '내기하자'고 했는데, 내 촉이 맞았다"며 좋아라했다.
"나이가 조금 있다 보니 임신 부분은 조금 민망했다. 작가님이 허투루 극본을 쓸 분이 아닌데 설마 설마 했다. 극중 시은은 임신이 가능한 나이지만, '시청자들이 너무 부담스러워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14회 엔딩이 조마조마했지만, 수위에 맞게 잘 표현됐다. 우리 딸과 요즘 같이 드라마를 보는데 '시즌3 되게 재미있다'고 하더라. 임신한 게 이번 주 엔딩이라고 하니 '엄마 댓글 보지 마' '욕먹을까 봐 조금 걱정된다'고 했다. 시청자 반응이 좋아서 안도했다."
특히 상대역인 문성호(50)과 로맨스 연기하며 "대리만족했다"고 털어놨다. 절친한 가수 인순이(65)도 부러워했다고. "서반은 중년을 위한 백마 탄 남자"라며 "서반 같은 남자면 충분히 매력을 느낀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멜로로 중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는 크게 기대 안 했는데, 작가님이 너무 달콤하게 잘 썼다"며 "연기 지도해준 대학 교수님도 '연기하면서 되게 좋았겠다'고 하더라. 극본 읽고 준비하면서 시은처럼 많이 설렜고 보상받는 느낌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문성호는 연기 경력이 많지 않아 톤이 딱딱했다. 무감정 연기에 'AI 로봇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호흡하기도 독특했다. 정말 특이했다"며 "끝까지 로봇 같은 느낌이었는데, 중독성 있어서 나중에는 매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유례없는 캐릭터였다. 누가 봐도 탐나는 역일 것"이라며 "작가님이 전체 역할 중 서반을 제일 잘 쓴 것 같다. 성호씨가 나이에 비해서 경력이 거의 없지만 플러스가 된 것 같다. 내가 키가 크고 외모도 서구적이라서 잘 맞는 남자를 찾기 쉽지 않다. 외모 하모니도 잘 맞아서 중년 멜로가 조금 근사하게 보일 수 있었다"고 짚었다.
임 작가 극본은 대사가 길기로 유명하다. "작가님이 토씨 하나 틀리는 걸 싫어한다"며 "연습밖에 없다. 주어진 대사 속에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여러 번 상황을 되뇌었고, 작가님 특유의 문장의 도치가 주는 맛을 살렸다. 딸 '향기'(전혜원)한테 석가모니처럼 하는 대사는 A4 3장 정도의 분량이었는데, NG 없이 한 번에 끝냈다"고 회상했다.
"임성한 작가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소녀 같다. 체격이 굉장히 작은데 여성스럽지만 카리스마 있다. (온라인상에 공개된) 프로필 사진 때문에 선입견이 있었다. 눈매가 무섭고 말 붙이기도 어려울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대화가 잘 됐다. 가식적이지 않고, 부드럽지만 당찼다. 작가님이 피드백을 많이 주는데, 난 가장 적게 받은 배우였다. 시즌3에선 초반에 딱 하나만 피드백 받았다. '잘 하고 있다'는 거 아닐까."
전수경 역시 이혼·재혼 경험이 있기에 공감하는 점도 많았다. 2014년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총지배인 에릭 스완슨(63)과 재혼했다. 전 남편과 사이에서 얻은 쌍둥이 딸이 있다. "남편과 재혼할 때 '아이가 있으니까···'라며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다. 농담으로 '무슨 소리야. 세트로 세 미녀를 얻을 수 있는데. 우리 아이까지 보너스'라고 했다"면서 "'애 둘 딸렸는데 재혼은 글렀어'라고 볼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결사곡에도 그런 부분이 잘 표현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시은이 해륜과 결혼 한 게 많이 공감됐다. 나도 연애 경험이 거의 없을 때 결혼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틈날 때마다 아이한테 '연애 많이 하고 결혼하라'고 한다. 결혼은 많은 책임이 따르고 연애를 통해 배우는 것도 많다. 물론 시은은 해륜과 사랑에 빠졌지만, 관계를 완성하고 '책임있게 살겠다'는 의지로 헤어지지 않았다. 그 부분이 많이 공감됐다. 서반과 사랑은 조금 다르다. 나이가 있고 사회적인 경험도 있어서 조금 더 성숙한 사랑이 아닐까. 또 다른 색깔의 사랑 같다."
결사곡은 시즌제 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다. 시즌3는 시청률 10%를 넘지는 못했지만 이태곤(45), 성훈(37) 등의 하차에도 굳건한 인기를 입증했다. 시즌4 관련해서는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는 아니"라면서도 "하나의 전제는 있다. 많은 분이 좋아하고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돼야 한다. 할수록 이야기가 고갈되지 않았으면 한다. (배우들과) 다 같이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시은이 서반과 결혼해 재혼가정이 겪는 다양한 갈등이 나오지 않을까. '부잣집에 시집갔다고 다 행복할까?' 싶다. 신데렐라 이후 이야기를 하면 또 몇 시즌 갈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님은 그런 능력이 있다. 농담으로 '우람'(박우람)이한테 '시즌5 가면 너와 의부 사촌인 '지아'(박서경)의 멜로 갈등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재혼가정 아이들이 사춘기 겪으면서 방황하고, 후계구도도 나올 수 있다. 서반의 숨겨진 아이가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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