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5개월 연속 감소…"올해 영업 힘드네" 울상
뉴스1
2022.06.01 06:11
수정 : 2022.06.01 06:11기사원문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팬데믹 시기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으로 역대급 수익을 올렸던 은행권이 올해는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금리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인데, 은행 대출 부문에선 "올해 영업은 공쳤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3954억원으로 지난 연말 대비 1.08%(7조6575억원) 감소했다. 4월말과 비교해 0.14%(9963억원) 감소했다. 이로써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거래량이 뚝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영업난도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5만840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평균치인 7만4151건 대비 21.2% 줄어든 수치다. 특히 수도권 매매거래량은 2만334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1% 감소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게 하는 규제로, 소득기준 대출규제로 불린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가 크게 불어난 점도 한몫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거래만 이뤄지면 은행들은 대출을 늘릴 수 있다"며 "주택 매매가 활성화되지 않은 지금 같은 상황에선, 은행들이 아무리 가산금리를 깎고 문턱을 낮춰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은행들은 생애최초구입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에 기대를 걸어왔다. 청년들을 중심으로 주택 구입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시행 시기를 3분기로 잡으면서 대출 영업에 큰 효과를 보긴 어려워졌다. 청년층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장래소득 반영폭을 확대해주는 방안도 3분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규제 완화를 앞두고 그간 청년층을 중심으로 관망세가 이어져왔다"며 "청년층이 주요 고객은 아니지만, 은행 입장에선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오는 7월부턴 대출 총액이 1억원 이상이면 차주별 DSR 규제를 받게 된다. 한국은행도 연내 기준금리를 2.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은행 대출 영업 부문에선 "올해 영업은 공쳤다"는 분위기가 흐른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은행 입장에선 심각한 신호"라며 "대다수 은행이 가계대출 성장률을 4~5%로 잡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선 성장은커녕 '역성장'을 막는 게 1순위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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