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줄매각…홈플러스, 실적 개선 '묘수' 될까
뉴스1
2022.06.03 06:30
수정 : 2022.06.03 07:43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홈플러스가 4년째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점포와 부지를 매각한 자금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오미클론 확산에 오프라인 고객이 줄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적 악화로 올초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A-)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지 8년째.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야 하는 것이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이한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의 과제다. 점포 매각만으로 이뤄진 재무 개선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약화한다는 지적도 풀어야할 숙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면서 1335억원의 영업손실과 3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장기화된 코로나19 팬데믹과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까지 겹치며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객수가 감소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해 3차례에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되면서 소비 동향이 마트가 아닌 편의점·식자재마트로 빠지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홈플러스가 수년 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온 주된 이유는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로 인수되면서 떠안은 차입금 탓이 크다.
지난해 11월 기준 홈플러스의 총차입금은 5조5933억원, 순차입금은 5조1226억원에 달한다. 자산유동화로 순차입금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지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지며 재무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인수 금융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홈플러스는 신규 출점을 멈추고 점포 구조 조정과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년 사이 대전탄방점,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매각으로 인한 유형자산의 처분으로 2021회계연도 기준 1391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같은 기간 가야점, 동대전점, 연산점의 점포 매각을 진행하며 매각예정자산으로 3623의 이익을 얻었다.
올해에도 홈플러스는 '실탄' 확보를 위해 점포 매각을 이어갈 전망이다. MBK파트너스와 매각자문사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이달 홈플러스 해운대점 매각 입찰에 나섰다. 홈플러스가 매장을 판 후 부동산 개발업자가 해당 부지 개발을 완료하면 홈플러스가 다시 입점하는 방식인 '세일즈앤리스백' 형식이다. 최근 매각한 부산 가야점도 이와 같은 방법을 택했다.
다만 매각에만 집중한 나머지 장기적인 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전국 매출 5위 안에 드는 알짜 매장인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을 매각하려다가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세일즈앤리스백으로 선회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예정된 점포 매각을 마무리 짓고 차입금 상환 등으로 재무건전성 제고를 이어가면서도 오프라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반기까지 초대형 '메가푸드마켓' 10곳을 선보이고, 온라인 배송 인프라 강화를 위한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재무안전성 강화를 주된 경영 방침으로 뒀다면 올해는 지속적인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과 더불어 온라인 배송 인프라 강화를 위한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투자를 통한 성장 전략'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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