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플립4 폰 1대에 번호 2개…5G 강국인데 'e심' 도입 왜 이렇게 늦었을까

뉴스1       2022.07.17 08:37   수정 : 2022.07.17 08:37기사원문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4의 전작인 '갤럭시Z플립3'(삼성전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삼성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4·플립4에 e심이 탑재될 가운데,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유독 'e심' 상용화가 늦었던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10일 신제품 발표(언팩) 행사에서 e심 모듈이 적용된 폴더블 폰 2종을 공개한다. 정부가 오는 9월부터 e심 서비스를 본격 도입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e심은 스마트폰에 꽂는 물리적 형태의 기존 유심과 다르다. 휴대전화 출시 때부터 들어간 소프트웨어(SW) 개념의 칩셋이다. QR코드 등을 통해 통신사가 주는 파일을 깔면 된다.

이제 소비자는 통신사로부터 기존 유심과 e심에 각각 번호를 받아 스마트폰 1대로 전화번호 2개를 쓸 수 있게 된다. 일상·업무용 또는 국내·국외용으로 나눠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9월부터 'e심 서비스' 상용화…통신사 유심 매출 우려로 늦은 도입

국내에선 e심 기기와 통신 사업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태광그룹 알뜰폰 '티플러스'만 유일하게 아이폰XS(2018년작)을 포함한 아이폰 16종에 e심을 지원한다. 이동통신 3사는 크기·방수방진 문제로 스마트워치 셀룰러 제품에만 'e심'을 탑재했지만,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세계 최초 5세대(5G) 통신 상용화 국가에서 'e심' 보편화가 느렸던 이유로 이통사들의 유심 판매 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를 꼽는다.

이통사들은 실물 유심칩 가격을 지난 2018년부터 7700원대로 책정했지만, 실제 원가는 1000~3000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동통신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이동통신사의 유심 수익은 8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심칩 판매로 매년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e심이 널리 퍼지면 번호 이동이 쉬워져 고객의 이탈 가능성이 높은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e심칩은 집 안방에서 SW 설치로 개인 가입정보만 끌고 오면 되는 개념"이라며 "A통신사를 쓰고 있던 사람도 원격으로 B통신사로 갈아타기 쉽다"고 말했다.

이미 일본·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e심이 뿌리를 내린 상태다. 앞서 GSMA(세계이통사연합회)는 지난 2016년 e심 표준화 규격을 발간했고, 2020년 기준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e심을 도입했다.

◇업계 "고령층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 교육·보안 서비스 주의"

일각에서는 국내 e심 상용화가 늦은 만큼 고령층 같은 디지털 취약 계층 교육과 보안 강화에 이통사가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심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어르신분들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며 "통신사 측에서는 충분히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염흥렬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e심이 유심보다 정보 유출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통신사가 원격으로 정보를 (스마트폰에) 넣어주는 만큼 보안 이슈가 있을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심이 이통사의 인공지능(AI) 돌봄 같은 사물인터넷(IoT) 신사업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최필식 IT 전문작가는 "e심은 수많은 장비를 연결하는 IoT 시장까지 다 봐야 하는 사업"이라며 "e심을 넣은 스마트 스피커 100개를 독거노인들에게 주면, (관리자가) 100대에 일일히 칩을 넣지 않고도 쉽게 정보를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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