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행 성공 'KF-21 보라매' 국산 극초음속미사일 장착한다
파이낸셜뉴스
2022.07.21 05:30
수정 : 2022.07.21 05:30기사원문
KF-21 조종사 52전대 소속 안준현 소령 “훈련한 대로 기체 움직였다”
한국판 매버릭, KF-21 조종사에 누리꾼 “영화 탑건 보는 듯...” 찬사
KF-21 시제1호기는 초도 비행에서 유럽산 미티어(METEOR) 공대공미사일 4발을 장착하고 항공기 안전성 등을 점검하면서 시속 약 400㎞(200노트) 내외, 비행고도 1만5000피트(4500m)정도로 비행했다.
세계 전투기 개발 사상 초도 이륙 시험비행에서 동체 자체만이 아닌 기폭장치를 제외한 실제 무게와 거의 차이가 없는 미티어 공대공미사일 4발을 장착하고 이륙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최초 비행을 담당한 조종사는 한국형전투기 통합시험팀 소속 안준현 소령(공사 54기·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이 맡았으며, 비행시간은 이날 오후 3시40분에 이륙해 오후 4시13분께 착륙함으로써 33분여의 비행시간을 기록했다.
20일 KF-21 시제기 조종사로 선발된 4명 중 KF-21 보라매의 첫 시험 비행 임무를 성공리에 마친 공군 파일럿 안 소령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정확한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다”며 “막상 이륙 후 사천 상공에 떠오른 뒤부터는 편안하고 순조롭게 정해진 경로대로 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소령은 최초비행 중 "항공기가 땅에서 떨어지는 이륙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부담이 되었던 순간이기도 했지만, 조종간을 당기면서 항공기가 부양하는 그 순간의 뭉클한 감동이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 동안 준비과정에 대해 안 소령은 "1년여 간의 비행 준비기간 동안 크고 작은 교육과 훈련이 있었다. 세세한 계통교육부터 조종절차 숙달 훈련, 조종특성 평가 시뮬레이터 탑승, 모의 임무수행 통합훈련, COCKPIT 훈련, 각종 절차, 교범 검토까지 쉼없이 반복 숙달 훈련한 결과 최초비행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소령은 또 시험비행조종사로서 KF-21 시제1호기에 대한 평가에 관한 질문엔 "먼저, 조종해보니 조종사로서 안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KF-21 시제1호기는 이륙시 출력과 가속력이 우수했으며, 부양조작 시에도 어려움 없이 원하는 조작으로 이륙이 가능했다"며 "실제 비행도 시뮬레이터와 거의 유사했고, 안정감 있게 조작이 이루어졌고 착륙 시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항공기 무게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착륙 충격이 매우 적어 부드러운 착륙감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착륙에 성공한 뒤 너무도 많은 분의 축하를 받았다. KF-21 개발과 시험 비행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분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앞으로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최종 평가까지) 2000여 시험 비행을 안전하게 완료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안 소령을 향해 누리꾼들은 “한국판 매버릭이다” “마치 영화 한 장면을 본 기분” “목숨을 건 비행, 존경스럽다” “안 소령이 느꼈을 긴장과 부담이 여기까지 전해진다” “탑건의 훈련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안 소령은 최고의 군인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KF-21은 영국 MBDA의 '미티어'와 독일 딜 디펜스의 AIM-2000 등 2종의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특히 '미티어' 미사일은 '유성·별동별'을 뜻하며 영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스페인 등 유럽 6개국이 개발에 참가해 개발한 최신 공대공 미사일로 참가국 공군 대부분이 이를 운용하고 있다. KF-21에 '미티어' 장착은 아시아 국가 최초이다. 미티어는 마하4(음속의 4배·시속 약 4896㎞)의 속도로 100㎞ 밖에 있는 적기를 격추시킬 수 있는 '세계 최강' 성능의 중거리 공대공미사일로 꼽힌다.
KF-21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내기업들이 개발에 나서 국산화율 89%를 달성했다. 체계개발은 62%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은 물론이고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등에 국내 기술진의 혼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KF-21 개발을 총괄한 고정익사업부문장 류광수 부사장은 “KF-21” 보라매가 한국의 항공산업발전과 대한민국 공군의 자주 국방력 강화를 위한 우리 모두의 염원을 안고 오늘 역사적인 최초비행을 성공했다"며 "지난 2002년 T-50의 꿈을 이루었고, 2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기적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KAI의 KF-21 개발 총괄(Chief Engineer) 차재병 상무도 "우리나라가 드디어 세계에서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하는 나라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 그런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날인 것 같다"며 "그동안 어려운 난관이 많았지만 이를 모두 극복하고 주어진 기간 내에 성능을 만족하는 비행기의 개발에 첫 비행을 성공하게 되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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