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8촌이내 근친혼 금지 '합헌'…혼인무효 헌법불합치"(종합)
뉴스1
2022.10.27 15:30
수정 : 2022.10.27 15:30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청구인 A씨가 민법 제809조 제1항에 대해 낸 위헌 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금혼조항은 근친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고 가족제도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8촌 이내 혼인을 금지한 것은 근친혼의 발생을 억제하는데 기여하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이 금지되는 혈족의 범위는 외국의 입법례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것은 사실이지만, 역사·종교·문화적 배경이나 생활양식의 차이로 인해 다른 가족 관념이 있는 국가 사이의 단순 비교가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금혼조항으로 인해 법률상의 배우자 선택이 제한되는 범위는 친족관계 내에서도 8촌 이내의 혈족으로, 넓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에 비해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함으로써 가족질서를 보호하고 유지한다는 공익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8촌 이내 근친혼 금지 조항 합헌 결정에 대해 "8촌 이내의 혈족을 '근친'으로 여기는 관념이 오늘날에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통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독일, 프랑스,영국, 일본, 중국 등 다수의 국가는 상대적으로 금혼의 범위를 좁게 규정하고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또 "친족의 범위와 상관 없이 혼인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금혼의 범위를 정했어야 한다"며 "유전학적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 혼인이 일률적으로 그 자녀나 후손에게 유전적으로 유해한지에 대한 과학적인 증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8촌 이내 근친혼을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민법 제815조 2호는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로 결론내려졌다. 다만 바로 위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2024년 12월31일을 시한으로 법이 개정될 때까지만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8촌 이내 근친혼을 무효로 하는 조항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은 "혼인당사자가 서로 8촌 이내의 혈족임을 사후적으로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예외 없이 언제든지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당사자나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8촌 이내의 근친혼 금지 조항을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으므로 이 조항도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지난 2016년 5월 A씨와 혼인신고한 B씨는 3개월 뒤인 2016년 8월 A씨와 6촌 사이임을 이유로 혼인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8촌 이내 혈족 사이 혼인신고이므로 민법에 따라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후 A씨는 항소심 진행 중 민법 제809조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2018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