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위 차량 불났는데...경찰은 '쌩~'
파이낸셜뉴스
2022.11.23 07:40
수정 : 2022.11.23 10: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고속도로에서 불이 난 차량을 보고도 그냥 지나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KBS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2시30분쯤 충북 보은군 당진영덕고속도로 청주 방향 탄부터널 인근을 달리던 승용차에 불이 났다.
당시 영상을 보면 고속도로 갓길에 서 있는 승용차에서 불이 나 시커먼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여러 차량들이 1차로로 피해 가는 가운데 비상등을 켠 한 검은색 승용차가 현장을 지나쳐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과속 등을 단속하는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암행순찰차'였다. 이 차 안에는 경위급 경찰관 2명이 타고 있었다.
정작 불을 끄기 위해 나선 건 시민들이었다. 암행순찰차가 지나간 뒤 불이 난 차량을 발견한 전세버스기사 A씨는 승객들에게 "잠깐 저기 불난 것 좀 도와주고 갈게요"라고 동의를 구했다. A씨는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차량에 접근해 소화액을 뿌리고 운전자와 안전한 곳으로 피했다.
암행순찰차에 타고 있던 2명의 경위급 경찰관은 별다른 조치 없이 단속 업무를 하러 간 것으로 전해졌다. 암행순찰차가 화재 현장을 지나치기 전 112 상황실에는 차량 화재 신고가 접수돼 있었다고 한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미흡하게 대응한 건 맞다. 경위를 파악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경찰관들은 이미 소방차가 도착한 것으로 착각했고 불이 거의 다 꺼져가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해당 직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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