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제주와 흑염소 '악연'…성산일출봉부터 산방산까지

뉴스1       2023.01.23 09:00   수정 : 2023.01.23 09:00기사원문

절기상 대한(大寒)인 20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인근에 유채꽃이 피어있다. 제주에서는 주로 관상용으로 유채꽃을 재배하며 개화 시기를 개량해 겨울에도 감상할 수 있다. 2023.1.20/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


흑염소 무리


2023년 계묘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에서 시민들이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새해 첫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2023.1.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흑염소와 제주도의 질긴 악연이 2023년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흑염소는 먹성과 번식력이 좋고 무리를 지어다녀 주변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야생에서 발견되는 흑염소는 제주 고유종이 아니라 대부분 약용이나 식용 목적으로 농가에서 키우다 버려지거나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 산방산에도 흑염소 서식

최근 천연기념물 376호 이자 국가지정명승 77호인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에 서식하는 흑염소떼가 재조명받고 있다.

높이 395m인 산방산은 제주도 탄생설화 속 인물인 설문대할망이 한라산 꼭대기를 바닷가로 던져 생겼다는 일화로 유명하다.현재는 낙석 문제 등으로 출입이 통제돼 중턱인 산방굴사까지만 들어갈수 있다. 겨울철에 산방산 인근에 피는 유채꽃밭은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이곳에 흑염소가 목격된 시기는 최소 10년이 넘는다. 아직 정확한 서식조사를 한적은 없지만 주민들은 수십마리 이상이 살고 있는것으로 추정한다.

2014년 4월 제주도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흑염소로 낙석 사고와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관광객의 글이 올라와있다.

사계리 한 주민은 "흑염소가 아래로 내려와 농작물을 먹는가하면 험한 산방산을 뛰어다니면서 크고 작은 돌들이 떨어지는 낙석사고 위험이 꾸준이 제기돼왔다"고 했다.

가장 흑염소 포획이 시급한 지역은 제주시 추자면의 부속섬인 신양리 청도다.

청도 흑염소는 10여년전에도 문제가 돼 한바탕 포획작전이 펼쳐진 곳이다.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청도에서 서식하는 흑염소 30여마리를 확인했다.

추자도에서 배로 10분 거리인 청도는 해식동굴이 발달하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해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는 특정도서로 지정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올해 봄 대대적인 흑염소 소탕을 계획하고 있다. 생포가 어려우면 총기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천년의 섬'이라 불리는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도 흑염소로 골머리를 앓은적이 있다.

비양도에는 1960~70년대 농어촌소득사업으로 주민들에게 가구당 1~2마리 보급한 흑염소가 100~200마리로 불어났다.

이 흑염소들이 비양봉 정상 등대 주변 화산송이층 등 주변 식생을 위협한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제주시는 2018년 해병대까지 동원해 포획작전을 벌였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성산일출봉도 한때 흑염소가 점령해 '대학살(?)'극이 벌어진 적이 있다.


1979년 1월20일자 경향신문에는 성산일출봉에서 벌어진 염소사냥 기사가 실렸다.

당시 '잔디뜯어 경관해친다고 염소 대학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일출봉 인근에 있는 한 호텔측이 일출봉 정상 분지에 사는 염소 100마리를 밧줄로 목을 매고 돌멩이로 때려죽였다는 내용이다.

이 염소들은 관광용으로 호텔측이 구입해 길렀으나 분지의 잔디와 초목을 뜯어먹어 자연경관을 해쳤다고 기사에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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