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vs 카카오 'SM 경영권 전쟁'..관전포인트는?

파이낸셜뉴스       2023.02.13 05:00   수정 : 2023.02.13 05:00기사원문
①이수만이 낸 가처분 신청 법원 판단은
②독과점 우려..기업결합 심사 통과할까



[파이낸셜뉴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업계 '맏형'격인 SM(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나섰지만, 아직 성공을 100% 단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수만 에스엠 전 총괄 프로듀서가 카카오를 대상으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어서다. 무엇보다 독과점이 우려되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만 가처분 신청 결과가 관건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10일 에스엠 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의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12만원에 취득한 것으로, 하이브는 동일한 가격에 공개매수를 다음달 1일까지 진행해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의 잔여 지분까지 보유하게 되면, 총 43.45%에 달하는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취득, 2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카카오는 신주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를 통해 소요자금 약 2172억원을 투입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자금 마련을 위해 3200억원 단기차입 공시를 냈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에스엠 인수를 원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면서도 "아직 수면 위에 드러나있지 않은 지분, '의결권' 주식수까지 고려하면 아직 정확한 승자는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 계속해서 3월 말 주주총회 전후까지 엎치락 뒷치락 참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이수만 전 총괄이 에스엠과 카카오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 결과다. 에스엠 정관상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은 긴급한 자금조달 등 경영상 필요가 있을 때만 허용되는데, 현재 에스엠의 경우 3000억원 수준의 순현금 상태로 자금조달에 대한 시급한 경영상 필요성이 없다는 게 이 전 총괄 측 주장이다.

법원의 판결은 카카오의 신주 납입대금일인 다음달 6일 이전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카카오의 지분은 사라져 이수만-하이브에 유리하게 돌아가겠지만, 기각될 경우 경영권 분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카카오는 얼라인과 우호지분을 모두 합해 약 29%의 의결권을 얻게 된다"면서도 "이는 하이브의 약 43% 의결권에 한참 못미치는 것으로, 카카오 입장에서는 약 2000억원을 지출해 얻은 9.05%의 에스엠 지분이 계륵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 에스엠 주식을 공개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연구원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카카오가 다른 매물을 찾을 가능성이 높기에 에스엠 주가는 단기 12만원에 고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후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도 통과해야


독과점 우려에 따른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통과도 관건이다. 하이브는 일단 에스엠 지분 14.9%를 인수하지만, 공개매수 등을 통해 주식을 추가로 취득해 보유 지분이 15.0%를 넘게 되면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독과점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 공정위는 지분 인수를 막거나 제한하는 등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심사 기간은 신고 후 30일 이내지만 120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

치솟고 있는 에스엠 주가도 관건이다. 지난 10일 하이브의 이수만 전 총괄 지분 인수 공시에 에스엠 주가는 16.45% 오르고, 하이브는 1.51% 떨어졌다. 증권가에서 경영권 분쟁은 호재로 여겨진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에 따라 높은 변동성 속에서 단기 주가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에스엠 주가는 장중 11만7000원을 찍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에스엠 주가가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을 넘어서면 이에 참여할 주주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에스엠 지분 1%를 보유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하이브에 에스엠 지분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얼라인은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은 에스엠이 '에스엠 3.0' 멀티프로듀싱 전략을 실행할 경우 기대되는 매출·영업이익 상승 여력, 그리고 비핵심 사업·비영업자산·내부거래 정리를 통한 효율화 효과를 감안할 때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공개매수 가격이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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