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원점' 찾아내 즉각 응징하는 국산 레이더 ‘천경Ⅱ’
파이낸셜뉴스
2023.03.07 05:00
수정 : 2025.08.24 18:49기사원문
최대 탐지거리 70km 대포병 탐지 레이더
최장 18시간 연속운용..해외서도 큰 관심
[파이낸셜뉴스] 대포병 레이더는 적 포병이 쏜 포탄의 궤적을 포착해 그 포탄이 어느 지점에서 날아온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포병의 눈'이다.
포탄의 궤도를 역추적해 적의 포병부대 위치를 확인해 아군 포대가 원점 타격을 가능하도록 하는 ‘대포병탐지레이더-천경Ⅱ’는 군 대화력전 수행체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장사정포에 대항하는 핵심전력
'천경'은 '천지만물을 비추는 하늘의 거울'이란 뜻으로 환웅이 지상에 강림하기 전 환인에게 받은 천부인(칼, 거울, 방울) 중 거울에서 따왔다.
2011년부터 스웨덴 SAAB사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개발에 착수, 2017년 국내 기술로 개발돼 전력화되면서 2018년부터 실전배치됐으며 천무와 함께 북한 장사정포 위협을 상쇄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전력으로 분류된다.
최대 탐지거리 약 70km로 알려진 국산 대포병 레이더인 TPQ-74K 천경-II가 등장하면서 우리 군의 대화력전 역량은 크게 개선됐으며 특히 기존의 많은 동종 레이더보다 목표 탐지의 정확도, 다목표 동시 대응 능력이 높다.
작동 신뢰성과 내구성도 향상돼 연속운용시간 약 8시간, 최장 18시간까지 장시간 연속 운용 구동을 보장한다. 해외 수출시장에서도 여러 국가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포병 레이더의 개발 배경은 현대전에서 대화력전, 즉 야포나 박격포, 다연장 로켓을 동원하는 포병전에서 가시거리 밖의 먼 거리에서 날아오는 포탄이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아내는 것이 전투의 승패에 결정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2차 대전 이전엔 적이 포를 쏘면 소리를 토대로 판단하는 청음법이나 탄착 지점에 파인 구덩이의 형태를 살펴서 포탄이 날아온 거리와 방향을 예측했다. 물론 정확도에 한계가 있어 정찰대나 관측조를 운영해 적 지역에 직접 침투해 측정하는 목숨을 건 위험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대포병레이더의 시작은 2차 세계대전
대포병레이더 개발의 실마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원래 적기의 접근을 탐지하려고 설치했던 대공 탐지 레이더에 우연히 적 박격포탄의 궤적이 탐지되는 것을 눈치(?)채기 시작하면서 '대박격포 레이더'가 먼저 실용화되기 시작했다. 아직 레이더의 성능이 원시적이기는 했지만 박격포탄이 느린 데다 강한 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대공 탐지 레이더에 잡힌 것이었다.
그러다 1970년대부터 자주포 비율이 각 국에서 크게 높아지면서 기존의 탐지법으로 적의 화력원점 파악이 안 된다는 우려가 제기돼 대포병 레이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부터는 각국에서 실용적인 대포병 레이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90년대부터 탐지거리 약 24km의 대박격포 레이더 미국의 AN/TPQ-36과 탐지거리 약 50km의 대포병 레이더 AN/TPQ-37을 운용해왔으며, 2009년부터는 스웨덴제 대포병 레이더 아서-K를 6대(연평도 포격사태 후 2대 추가도입) 도입해 운용해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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