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HL 회장, 보수·배당 100억 '훌쩍'…이사 겸직이 '비결'
뉴시스
2023.03.17 15:00
수정 : 2023.03.17 15:00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계열사 4곳에 사내이사로 등기
한 곳당 10억~20억씩 보수 챙겨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정몽원 HL그룹(옛 한라그룹) 회장이 지난해 주요 계열사 보수와 현금배당을 통해 100억원 이상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 전체의 보수 한도에서 정 회장 1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HL그룹 주요 계열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몽원 회장은 지난해 HL만도와 HL D&I(옛 한라건설)로부터 각각 24억6000만원, 14억6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HL홀딩스에서 받은 보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해와 비슷한 17억60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정 회장이 그룹 상장사 3곳에서 받은 보수만 50억원을 훌쩍 넘는다.
정 회장은 비상장 계열사인 HL클레무브 사내이사도 겸직해 지난해 보수 15억2000만원을 별도로 챙겼다. 그는 올해 HL홀딩스로부터 주당 2000원, 총 51억원의 현금배당도 받는다. 이 같은 보수와 배당 수익을 모두 합치면 정 회장이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받은 금액만 130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HL그룹 주요 계열사의 실적은 큰 폭 줄었다. 지주사인 HL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이 1조2771억원으로 전년보다 22.7% 늘었지만 순이익이 97% 이상 감소한 25억원에 그쳤다. HL만도와 HL D&I도 지난해 순이익이 각각 33.8%, 74.9%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HL홀딩스와 HL만도, HL D&I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몽원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일제히 상정했다. 이들 계열사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 올해 이사 보수 한도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사내 이사들 중 정몽원 회장에게 이사 보수가 집중되는 현상도 계속 이어진다.
앞서 HL만도는 지난해 7명의 이사에게 47억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이 중 정몽원 회장 1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달한다. 7명의 이사 중 정 회장을 뺀 6명의 보수를 모두 더 해도 정 회장이 받는 보수보다 적다. HL D&I도 지난해 이사 8명에게 지급한 41억1500만원 중 35%를 정몽원 회장 몫으로 지급했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관계자는 "정몽원 회장은 여러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등록해 고액의 보수를 받고 있다"며 "이처럼 지배주주가 다른 이사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수 관계인 매출이 높은 지주사 HL홀딩스의 사내이사인 정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의 수혜자"라며 "정 회장이 HL만도와 HL D&I 사내이사까지 겸직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heesu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