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영장에도 꿈쩍 않는 푸틴…크림반도·마리우폴 깜짝 방문

      2023.03.19 15:23   수정 : 2023.03.19 18:24기사원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병합 9주년을 맞아 세바스토폴을 깜짝 방문해 미하일 자르보자예프 시장과 어린이 예술학교를 둘러 보고 있다. 2023.03.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을 물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점령지인 크림반도와 마리우폴을 잇달아 깜짝 방문했다.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예고없이 크림반도를 전격 방문한 데 이어 다음날 마리우폴을 찾았다.

푸틴 대통령이 크림 땅을 밟은 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최대 도시 세바스토폴을 방문해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시장의 영접을 받은 뒤 새로 건립된 어린이 예술학교 등을 둘러봤다.

라즈보자예프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예술학교 개교 기념 대통령 축사는 영상으로 갈음할 예정이었지만 "이렇게 푸틴 대통령이 직접 왔다"며 "역사적인 날 세바스토폴 주민들과 늘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추켜세웠다.


헬기를 타고 마리우폴로 이동한 푸틴 대통령은 19일 직접 차를 몰고 마리우폴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이 크렘린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해 이곳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참모총장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쟁 지휘관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주민투표를 시행해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다. 아조우해와 접한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지난해 5월 러시아군에 함락됐다. 국제법상 두 곳 모두 우크라이나 영토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남동부는 물론 크림반도 탈환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크림반도 문제는 평화회담 의제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이 연이틀 크림반도와 마리우폴을 찾는 '광폭 행보'를 보인 건 ICC로부터 체포영장을 받은 지 불과 하루 만이다. 17일 ICC 전심재판부는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책임이 있어 영장을 발부했다고 발표했다.

재판부는 같은 날 푸틴 대통령과 함께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 대해서도 동일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ICC가 러시아 고위급 인사를 전쟁범죄 피의자로 특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이 같은 혐의를 부인하며 러시아가 ICC 로마 규정 당사국이 아니므로 ICC의 영장에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2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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