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 병원' 적발되면 요양급여 지급 보류…헌재 "헌법불합치"

뉴스1       2023.03.29 12:02   수정 : 2023.03.29 12:02기사원문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공동취재) 2023.3.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요양기관이 의료법상 개설금지조항을 어겼다는 사실이 수사기관의 수사로 확인된 경우 국민보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국민건강보험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다만 단순위헌결정을 선고할 경우 법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2024년 12월31일까지 개선입법을 마치라고 국회에 주문했다.

헌재는 A의료법인 등이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 제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 제1항은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한 요양기관이 의료법상 개설금지조항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로 확인한 경우에는 공단이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료법은 의사나 의료법인 등 자격을 갖춘 경우에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공단의 지급보류 처분 이후 사무장병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무죄판결의 확정 등 사정변경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사정변경은 발생하기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사정변경이 발생할 경우 잠정적인 지급보류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급보류처분의 취소'에 관한 명시적인 규율이 필요하고, 무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하급심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되는 경우에는 그때부터 일정 부분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와 함께 지급보류기간 동안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받았던 재산권 제한상황에 대한 적절하고 상당한 보상으로서의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의 비율에 대해서도 규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이러한 사항들은 지급보류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제한이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지만, 현재 이에 대한 어떠한 입법적 규율도 없다"며 "이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지급보류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요양기관 개설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다만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개선시한을 2024년 12월31일로 정했다.


A의료법인 등은 사무장병원 형태로 병원을 운영했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이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하는 처분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의료법인 등은 소송 진행 중 법원에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2 제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이 결정은 요양기관이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수사 결과로 확인된 경우, 공단이 해당 요양기관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법 규정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결정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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