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유학생 간첩단 사건 지명수배도 위법"
파이낸셜뉴스
2023.04.09 19:16
수정 : 2023.04.09 19:16기사원문
대법 "국가가 배상해야"
1987년 '재일유학생 간첩단 사건'에서 간첩으로 조작돼 억울한 누명을 쓴 피해자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정부의 허위 수사 결과 발표를 비롯해 지명수배도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양관수씨 등 그 가족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1987년 9일 장의균씨가 일본 유학 시절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대남공작 조직과 접촉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연행했다. 장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8년의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이후 2017년 불법 구금 상태에서 강압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과 2심은 국가 책임 일부를 인정해 양씨 등에게 총 1억4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수사발표·보도자료 배포, 불법 구금은 위법하다고 인정했으나 지명수배의 위법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불법 구금, 가혹행위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증거에 기초해 이뤄진 수사 발표, 보도자료 배포, 원고에 대한 지명수배는 모두 수사 절차의 일환으로 전체적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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