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용기 넣어 죽여놓고..토끼탕 끓여먹으려던 주인, 무죄 확정?

파이낸셜뉴스       2023.05.04 09:31   수정 : 2023.05.04 09:31기사원문
"학대 아니다" 항소심도 무죄.. 검찰 상고 포기

[파이낸셜뉴스] 키우던 토끼를 밀폐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질식사하게 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법원이 플라스틱 통에 토끼를 가둔 행위를 학대 행위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2부(한성진 남선미 이재은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A씨에 대해 1심과 동일한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상고를 포기했고, 무죄는 그대로 확정됐다.

토끼 두마리 싸우자, 한마리 밀폐용기에 격리


A씨는 지난 5월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자신의 주거지에서 토끼 한 마리를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넣어 죽게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기존에 키우던 토끼가 외로워 보여 당일 시장에서 다른 토끼 한 마리를 구매해 토끼장에 넣었다고 한다.

그러나 원래부터 있던 토끼가 새로운 토끼를 괴롭히고 시끄럽게 하자 A씨는 새로운 토끼를 밀폐용기에 넣고 잠근 것으로 조사됐다.

천변에서 토끼탕 끓여먹으려고 털 태우다가 신고 당해


A씨는 다음 날 플라스틱 통 안의 토끼가 죽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인과 함께 토끼탕을 끓이기 위해 인근 천변에서 토끼의 털을 태우다가 지나가던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남은 한마리 토끼는 시장에 다시 가져다줬다고 한다.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동물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토끼들을 분리하기 위한 것일 뿐 살해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 "목을 매다는 등 잔인한 방법 아냐"


1심 재판부는 “A씨가 토끼를 플라스틱 통 안에 넣은 목적은 토끼를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두 마리 토끼를 분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설령 토끼를 죽이기 위해 플라스틱 통 안에 넣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행위가 ‘동물의 목을 매다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여유 공간이 거의 없고 밀폐된 플라스틱 용기에 토끼를 넣어둔 채 10시간 동안 방치한 만큼 토끼의 죽음에 최소한 미필적 고의가 있고, 질식사 과정에서 토끼에게 엄청난 고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었다. 검찰은 “대부분 사람들은 토끼를 보호해야 하는 동물로 여기는 점 등을 고려하면 A씨 행위는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A씨의 행위가 ‘동물에 대해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1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며 검찰 항소를 기각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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