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분사설' 삼성의 '아픈 손가락' 이번엔?
파이낸셜뉴스
2023.05.22 16:49
수정 : 2023.05.22 17:13기사원문
사업부진에 '분사설' 이어져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의료기기사업부 사업장이 위치한 서울 강동역 이스트센트럴타워 앞에서 임금교섭 규탄 시위를 진행한 후 의료기기사업부 인사팀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전국삼성전자 노조와 사업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의료기기사업부 분사설 관련 면담을 가진 후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났다. 앞선 면담에서 사측은 분사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올 1·4분기 의료기기사업 실적도 좋고 다들 올해 한번 잘해보자는 분위기"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의료기기사업부 인력이 타부서로 인력재배치 중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일부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면담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의 벽은 높았다. 엑스레이나 단층촬영(CT) 기기 등 진단장비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의료기기사업부는 조 단위 매출이 발생하는 바이오 분야와는 달리 시장 규모가 작다. 또, 극단적인 다품종 소량 생산의 노하우를 축적한 제너럴일렉트릭(GE)·필립스·지멘스 등 경쟁 업체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사업부의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사업부문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7%로 생활가전사업부와 더불어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만 이어 본궤도 오른 삼성 메디슨
이 같은 부진으로 의료기기사업부는 수 년째 합병·분사·사업철수설 등이 떠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2월 공시를 통해 삼성메디슨과의 합병 또는 의료기기사업부 분할 계획이 없음을 공식화했다. 2017년에도 의료기기사업부가 소비자가전(CE)부문 산하에서 전사조직으로 독립되면서 분할·합병설이 불거졌다.
다만, 삼성전자는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간 합병설에 선을 그면서도 협업은 강화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의료기기사업부장이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현 김용관 대표도 2020년부터 의료기기사업부장(부사장)과 삼성메디슨 대표를 겸임 중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는 두 조직이 '삼성헬스케어'라는 단일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할·합병이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다만 의료기기사업부가 삼성전자 및 삼성 메디슨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영역 위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메디슨은 인수 이후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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