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패딩 산다'…패션업계, 역시즌 제품 잘나가네
뉴스1
2023.06.09 08:10
수정 : 2023.06.09 08:10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고금리·고환율·고물가 '3고 현상'에 가성비·가심비 좋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9일 주요 백화점과 온라인몰에 따르면 최근 한 달여간 아웃도어 등 겨울 시즌 상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5월1일부터 6월6일까지 아웃도어 등 역시즌 제품의 온라인 행사 실적은 전년 대비 53.9%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MZ세대로부터 인기 있는 브랜드를 특별한 가격에 소개하고 있다"며 "최대 12% 할인 쿠폰과 카드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두 자릿수 신장률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몰인 SSG닷컴에서도 최근 1주일간인 1~7일 패딩을 비롯한 아웃도어 카테고리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실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플리스재킷과 K2, 노스페이스 등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의 롱다운 재킷이 카케고리 전체 매출 10위 안에 포진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역시즌 상품이 주목받는 것은 고물가 시대에 인기 브랜드 상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고객 수요를 고려해 역시즌 세일 상품군을 다각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이 같은 고객 반응을 고려해 30일까지 '백화점 아웃도어 사계절 대전' 행사를 진행한다. 인기 아웃도어 브랜드 외투류를 최대 70%까지 할인한 가격에 선보인다.
LF 자사몰인 LF몰의 경우 5~19일 2주간 역시즌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FW 무스탕, 코트, 다운류 등 아우터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질스튜어트뉴욕, 알레그리, 아떼 바네사브루노, 헤지스, 닥스, 이자벨마랑, 바버 등 LF 인기 브랜드가 대상이다.
지난해에도 해당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아직 행사 초기임에도 같은 요일 기준 총 거래액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신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여성복 브랜드 보브 역시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보브는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22FW 시즌 패딩과 니트 베스트, 코트 등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 시즌 베스트셀러 제품이었던 '집업 롱 다운 재킷'과 '구스다운 폭스퍼 벨티드 패딩코트', '구스다운 패딩 베스트' 등의 블랙 색상은 할인 판매 시작과 함께 모두 품절된 상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예년보다 더위가 빠르게 찾아오면서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제품과 함께 한겨울 추위를 대비한 패딩의 판매가 동시에 늘고 있다"며 "여름을 맞아 시즌이 지난 겨울 의류들을 좀 더 할인된 가격에 품절 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역시즌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언급했다.
겨울 제품을 주력으로 4분기 장사 비중이 높은 아웃도어 업계의 경우 역시즌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 재고 처분 뿐만 아니라 비수기인 여름철에도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어서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올해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 대비 70% 신장한 매출을 달성했다.
일각에서는 역시즌 상품이 패션가의 '재고떨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나온다. 수요를 잘못 측정해 많은 물량을 발주한 패션 업체들이 철 지난 제품의 재고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역시즌 마케팅으로 포장해 행사를 연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수의 패션 기업이 재고 처리를 위해 역시즌 마케팅을 펼쳤으나, 이는 그만큼 장사가 안 됐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이제 역시즌 마케팅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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