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돌아온 기업 해외소득, 규제완화란 이런 것
파이낸셜뉴스
2023.06.13 18:07
수정 : 2023.06.13 18:07기사원문
현대차 해외소득 8조 국내로
기업 유인책 더욱 과감해져야
미국과 유럽 등에 있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해외법인이 갖고 있던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로 들여와 미래차 투자에 쓰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로 들어온 배당액은 13억달러였다.
삼성전자도 지난 1·4분기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법인 유보금 중 8조원 넘게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매월 쌓이기만 하던 해외 자회사 유보금이 올 들어 크게 줄었다. 적잖은 기업들이 배당 형태로 해외 유보금을 들여왔거나 들여오는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투자에 2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해외 유보금 국내 유턴은 더 빨라질 수 있다. 기업들 자금유입이 순조로우면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국내 경상수지에도 상당한 보탬이 된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한 달 만에 7억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배당으로 인해 배당수지가 5억5000만달러나 됐다. 국내 자본 재투자가 활발해지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물론이다. 규제를 손보니 이렇듯 여러 가지로 경제 선순환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패권싸움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기업 리쇼어링은 국가적 과제다. 자본의 유턴뿐 아니라 국내 세금이 무서워 해외로 간 기업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유인책이 절실하다.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는 리쇼어링법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이다. 하지만 인센티브가 적어 효과가 미미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해외에 설립한 신규 법인 수는 총 2만7000여개로 연평균 3000개가 넘는다. 이 기간 국내 유턴기업은 126개에 그친다. 이 중 대기업은 단 2개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이 노린 것도 리쇼어링이다. 미국의 새 일자리 중 리쇼어링 일자리가 60%를 넘었다. 파격적 인센티브와 세 감면으로 기업들을 빨아들였다. 우리라고 왜 못하겠나. 기업에 필요한 수도권 규제완화, 투자보조금 등 과감한 정책이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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